어제 빗자루병 든 대추나무를 베겠다고 마음먹고 영하 2도의 날씨에 만반의 준비를 하여 촌집에 도착하여 기름을 넣고 시동을 걸어보니 걸리지 않았다.
2년 전에도 톱날을 교체하고 올 수리를 맡겨 5만 원을 주고 찾아서 작업하고 기름을 빼지 않고 그냥 두어서 이런 사달이 벌어진 모양이라 생각하고 평소 이용하던 수리점에 갔더니 “중국산은 이래서 못 쓴다.”라며 맡기고 가라고 했었다.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고 카페로 가던 중에 “고쳐 놓았으니 찾아가라.”라는 연락을 받고 방문하니 “이번에는 작업 후 기름을 모두 빼고 시동을 걸었다가 저절로 꺼질 때까지 놓아두었다가 엔진이 멈추면 그때 보관을 해야 한다.”라는 당부를 듣고 수리비 3만 원을 내고 갖고 왔었다.
오늘 일찍 밭으로 가 작업을 해보니 원만하게 잘 돌아가므로 열두 시 반쯤에 작업을 마쳤다. 근데 매년 수십 그루씩 병든 것들을 베어내고 나니 밭이 휑하다.
작년에도 유목 20그루를 이웃 밭에서 20만 원을 주고 사서 심었는데 지난봄에 가뭄이 심할 때 물을 주려다 귀찮아서 제대로 안 주었더니 반은 죽었고 반만 살아남았는데 세월은 빠르게 흘러 몸은 점점 노쇠하여 이것도 작업이라고 기계톱 잡은 왼손이 힘이 빠져 바르르 떨리는데 저것들은 언제 자란 나무가 되어 주렁주렁 대추를 매달까 싶어 잠시 기가 찼다.
올해 또 최소 30주는 심어야 할 것 같은데 3~4년 후면 칠십이 되고 언제 수확의 기쁨을 누릴까 싶기도 하고 그동안 최근 유행하는 빗자루병을 용케 피해서 갈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된다.
집사람은 “차라리 복숭아나무를 심을까? 아니면 손이 덜 가는 고사리를 심을까?”라며 의사 타진을 해 오지만 모든 게 벅차 보인다.
농사 짓기에는 고사리가 편하지만, 수익 면에서는 대추가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 평생 농사를 업으로 해서 복숭아 전정 고수가 되었다는 분이 내일 여덟 시에 밭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으니, 집사람의 바람대로 우선 전정부터 다시 해놓고 며칠 고민해 보고 결정해야겠다.
많이 배우셔야 돈이 덜들어갑니다 ㆍ유튜브 참고하심 도움 많이되고 전지도 대추나무전정이라고 치면 전지하는법 알려줍니다 ㆍ복숭아도 마찬가지 ᆢ문득 생각나는 글이 ᆢ내일 지구가 멸망한대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겠다 ᆢ보통 3년이면 과실들은 열매를 달던데 좋은 수확물들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고사리도 쉽지는 않을것같네요. 매일 고사리 꺽어 삶아 말리는것도 힘들테고 다 꺽고나면 산번씩 다 잘라줘야 다음해에 또 수확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풀도 많이 날텐데 정리도 해야할것같고 쉬운것은 없겠지만 판로만 있다면 마늘심고 들깨심는것이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저도 대추나무 몇그루 심었는데 소독에 지치네요. 마음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힘내시고 건강한 겨울 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