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한참을 지나는데 아침 저녁으로는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날이 풀리지 않는다. 시골 주변 분들도 미리 심어놓은 작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말을 들은 바라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담주 토욜엔 아무래도 시간을 낼 수 없을 것같아 이번 주에 무조건 밭을 채워야 하는데 큰일이다...
날씨 예보를 확인해보니 월요일부터는 날도 살짝 풀릴 것이고 무엇보다 반가운 비소식이 있다..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무조건 심어야겠다고 작정했다. 어린이날 아들 녀석들이 무려 1년 만에 밭에 와서 도와준 덕에 어쨌든 하루는 벌었다.. 그 날 댓글로 이놈들을 칭찬해 주신 분들을 보며 가만히 생각해보니 효자는 부모가 만들어준다는 옛 말이 맞는 것 같다. ㅎㅎ
아침.. 웬일로 아내가 밭에 가자고 한다.. 베란다에 가서 해가 어디서 떴는지 확인해봤는데 동쪽에서 정상적으로 뜬 것 같은데 이상하다... 대충 샌드위치로 배를 채우고 아내와 밭으로 고고싱.. 조금 있다가 가는 길에 있는 다이소에 잠깐 들르자고 한다... 역시 목적은 밭이 아니라 다이소였다.. 그곳에 아내가 예약해 놓은 물품이 이틀 전에 들어왔다는 정보를 받고 감쪽같이 밭매는 아낙네로 분장한 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나만 좋다고 ㅠㅠ
다이소에 들어간 아내가 빈 손으로 나온다. 예약한 물품이 어제 다 팔렸다고.. 거참.. 뭐라 표현은 할 수 없었지만 아침에 먹은 샌드위치가 갑자기 확 소화가 되는 느낌.. 전문 용어로 '쌤통'이다.. 푸하하하
근처에 있는 모종가게에 1년만에 들러 이것 저것 구매를 했다. 아삭이 고추 20개, 청양 5개, 꽈리 3개, 아들들에게 약속한 대추방울이 15개, 대파 반판, 오이, 애호박, 참외, 애플수박, 단호박, 내가 좋아하는 샐러리를 비롯한 상추류 몇가지 ..그리고 고구마는 작년보다 2단 줄여서 일단 3단만.. 진짜 농부들이 보면 무슨 소꼽장난 하는 줄 아시겠지만 나름 대농(?)을 자부하며 최선을 다해 모종을 구매했다. 와 모종값이 장난이 아니다...
거금을 지불하고 나오는데 갑자기 아내의 태도가 변했다. 밭에 도착도 안했는데 언제 집에 가냐는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이... 그래도 하루 출장비를 약속하고 모시고 갔다.. 저러다 중간에 진상부리면 출장비 올라가고 큰 일인데...
며칠 전 비로 하우스 주변에 풀들이 제각각 키자랑이라도 하듯이 난리가 났다.. 후다닥 주변 풀들을 정리하고.. 부농을 꿈꾸며 작물 심기에 들어갔다... 올 해는 위치를 조금 바꿔보기로 하고 상추류를 먼저 이사시키고, 방울이들과 고추, 오이, 호박 등등을 심고 뿌듯하게 바라봤는데 4이랑도 못채웠다.. 벌써 해가 산에 가려져 날이 시원해진다. 하우스 안에서 뭔 소리가 들린다... 나 추워진다. 출장비 올릴래 지금 집에 갈래.. 인간아 아무 일도 안하고 하우스 안에서 뜨개질만 하니까 춥지.. 그래도 아내가 생각보다 오래 버텼줬다.. 파레트 위에 놓여있는 대파와 고구마를 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너희는 내일을 기약해야겠다.. 오늘 이사 온 아이들 물만 주고 갑시다... 그리고 나서 나도 악착같이 한시간을 더 버티고 오면서 불러 본다..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 두 다리 쭉 펴면 고향의 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