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지난 연말에는 손자의 유치원 졸업식이 있어 선물로 해외여행을 떠났고 같이 공직에 몸을 담고 있는 사위의 승진과 딸내미의 자격증 시험 합격 소식에 이어 삼대가 현역을 다녀왔다는 것을 증명하는 ‘병역명문가’로 선정되었다는 메시지도 있었다.
기쁨을 마음속으로만 삭일 수 없어 송년회로 대게 파티를 준비했더니, 고마움을 표시한다며 사위가 예약해 둔 맛집에서 새해 첫날부터 정갈한 음식으로 포식하고 추억이 담겨있는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로 입가심하며 가족 나들이 해외여행 일정을 짜고 있는데 막냇동생 처가의 부고장이 날아든다.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공존하는 게 일상이듯 이틀 즐거운 날을 보냈으니, 오늘은 이별의 현장에서 유가족을 위로하며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기도 하고 남은 여정을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지.
저 지난해 연말에는 처가 식구들과 3박 4일간 대전과 포항을 오가며 친구나 지인을 만날 때 내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이해하며 살겠다는 것을 신년 서원으로 삼았었지만 제대로 지켜졌는지 모르겠다.
올해는 집안의 장손인 손자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만큼 전반기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돌보는 데 전념하고, 후반기에는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옹골찬 복숭아를 생산하는 데 투자하며 헬스를 열심히 하여 근육을 키우고 건강을 다지는 해로 만들어야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본다.
병오년 새해, 말처럼 무리하여 힘차게 달리지는 말고 그냥 또박또박 걸어가듯 성실하게 살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