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예전에 손자를 돌보며 유아원에 잠시 보낼 때, 하원하며 '일일 일 장난감'이라는 말을 실천하듯 마트에 가서 새로운 장난감을 하나 사고 카페에 들러 새콤한 것을 좋아했던 손자는 딸기 주스를, 나는 커피를 마시며 장난감 놀이를 하다가 귀가했던 일들이 갑자기 떠올랐다.
몇 년 만에 다시 찾았는데 주인의 친절도 그대로고 맛도 옛 향을 유지하고 있어 단골이 되었다.
아들네에 갔다가 일주일 만에 운동 후 들러보니 마침 2층은 비어 있어 오롯이 커피향에 몰입하여 일기를 쓰고자 앉아 있으니 공교롭게도 창밖 맞은편에 며칠 전 캐리어 끌고 출발했었던 경산역이 보인다.
일주일 후면 구정이라고 내려올 손자이고 기차를 타고 세 시간이면 품에 안을 수 있는데도 역이 눈앞에 있으니 엊저녁 통화할 때 "할아버지 또 보고 싶어 울었지?"하는 음성이 귓전에 울리며 그리움이 사무친다.
옛날이야기를 해주면 금세 새근새근 고른 숨을 내쉬다가 잠결에 두 팔로 할아버지가 도망이라도 갈 새라 목을 꼭 껴안고 꿈속으로 빠져드는 손자의 편안한 모습이 정지된 화면인 양 눈에 선하다.
남들 얘길 들으니 "초등학교 4학년 정도만 되어도 할아버지는 안중에도 없고 친구들이나 취미 활동이 우선이다."라고 하던데 그런 일이 나한테도 닥칠지 모르겠다만 아직 그런 생각은 하고 싶지 않다.
내 삶의 시간을 갉아 먹는지 모르고 손자가 보고픈 생각에 일주일이 금방 흘렀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아이러니 즉 부조화, 이런 게 인생이겠지.
Life will be beautiful at the vinn.
빈에서의 삶은 아름다울 것이란 'Atelier vinn'(아틀리에 빈)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손자 생각에 잠시 빠져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