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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양안길원
퇴직후 농부로 삶·
자신의 눈을 가진 사람


진실한 믿음을 갖고
삶을 신뢰하는 사람은
어떤 상황을 만나더라도
흔들림이 없다.

그는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근거 없이 떠도는 말에
좌우됨이 없다.

가짜에 속지 않을 뿐더러
진짜를 만나더라도
거기에 얽매이거나 현혹되지 않는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눈을 맑히고
자신의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

그는 비본질적인 일에
한눈을 팔지 않는다.
무엇 때문에 세상을 사는지,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때때로 헤아려 본다.

자기 삶의 질서를 지니고 사는
자주적인 인간은
남의 말에 팔리지 않는다.
누가 귀에 거슬리는 비난을 하든
달콤한 칭찬을 하듯, 그것은
그와는 상관이 없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지나가는 한때의 바람이다.
그는 일시적인 바람에
속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바람을 향해서 화내고
즐거워한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
허수아비나 인형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가
타율에 의해 억지로
참는 일이 아니다.
자기를 지키는 것은
곧 자신의 질서이다.

그리고 자기 삶의 양식이다.
자신의 질서요.
삶의 양식이기 때문에
남에게 페를 끼치거나
남을 괴롭힐 수 없으며, 또한 남한테서 괴로움을 받을 일도 없다.

눈을 뜨라!
누가 내 눈을 감겼는가!
사물을 내 스스로 보지 못하고
남의 눈으로 보아 온
그릇된 버릇에서 벗어나야 한다.

활짝 열린 눈에는
티끌 하나도 묻을 수 없다.
내눈이 열려야 열린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


법정스님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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