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제

자유주제 · 자유게시판
알 수 없음
우리들 이야기 =50
옛날 그 유명한 박문수, 박어사가 산중을 가다가 시장하기 짝이 없는데다
날도 저물어서  부득이 어떤 집에 들어가 하룻밤을 유숙(留宿)하게 되었다.
 
"비록 누추하더라도 자고 가시는 것은 있는 방이니까 상관없습니다만,
드실 만한 밥이 없어서 걱정입니다 그려." 이런 딱한 소리를 하는
여주인에게 박 어사는, "밥은 걱정 마십시오. 낮에 먹어 둔 것이 있으니까
잠자리만 부탁합니다."라고 하면서 들어가 눕게 되었는데, 말이야
그렇게 하였지만 사실 점심도 굶었던 터라 허기가 진하였다.
 
그런데 곁에 있던 딸이 어머니에게 소곤거리는 목소리로 사정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어머니, 손님이 무척 시장해 보입니다. 아버지 제사에
지을 웁쌀을 가지고 밥을 해 드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아버지 제사가 곧 다가오는데..."

"그러자~ 아버지 제사에 지낼 쌀로 밥을 지어드리고
 제사 진지는 그 사이에 어떻게든 마련하여 보자꾸나."
 
이렇게 해서 지어온 밥을 먹게 된 박어사는 여간 면구스럽고 고마운
것이 아니었다. '저 과년한 처녀는 어찌 저리 마음씨가 고울까?
인물도 예쁜데다 마음씨까지 곱고, 정말 훌륭한 규수감이로구나!
 비록 산중에 묻혀 살 망정 진흙속의 구슬이로구나. 내가 어찌하면
보답을 할 수 있을까?' 이러는데 이 집 아들이 밖에 나갔다가 이것저것
떡이며 전 등을 싸 가지고 들어왔다. 어디 잔칫집에 갔다 온 모양이었다.
"어머니, 손님이 오셨습니까?"
"어떤 나그네가 오셨는데, 지금 저 윗방에서 주무신다. 금방 제사에 쓸
웁쌀로 밥을 좀 지어드렸다만 뭐 요기가 되셨는지 모르겠구나."
 
"어머니, 제가 좀 많이 싸왔으니까 윗방 손님에게 좀 갖다 드리겠습니다." 
박어사도 출출하던 참이라 이 아들이 가져온 잔치 음식을 잘 받아 먹으면서,
어느 잔치에 갔더냐고 물으니까, 이 아들이 비감(悲感)한 표정을 지으며 울먹
   울먹 하였다.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뚝뚝 떨어지고 한숨까지 쏟아 내었다. 
 
"아, 그 자리에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주린 배를
채우려고 창피를 무릅쓰고 가서 잔칫일을 돌봐 주고 이 음식을 얻어 온
것입니다. 아!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휴우,
손님 죄송합니다. 제 신세타령만 늘어 놓아서요..."    
 
"아니 무슨 신세타령을 했다는 말이오?
정작 한숨 밖에 무엇을 내게 말하였소?
이야기 좀 들어 봅시다." 
 
"사실은 저희 아버지와 저 잔칫집 진사댁 진사어른과는 친한 친구였습니다.
일찍이 저희가, 그러니까 저하고 내일 시집갈 저 신부가 아직 태어나기도
전에 두 분이 약조하시기를, '우리 아들과 딸을 낳는다면 혼인을 시키고, 같이
아들이나 딸끼리면 의형제를 맺어 주기로 하세' 라고 굳게 약속을 하였는데,
저는 아들이요 저 진사댁은 딸을 보았는지라, 일찍이 우리는
정혼한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우리 집은 이렇게 몰락해 버리고 가산을
탕패(蕩敗)해 버렸으니 어찌 저 잘사는 진사댁과 어깨를 나란히 하오리까?
자연히 저희의 약혼은 파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저 진사 댁에
잘살고 출세한 집에서 중매 말이 들어오자 그 집에 이제 혼인을 시키기로
하였답니다. 바로 내일이지요. 아! 제가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일해 주고
먹을 것 좀 챙길까 하고 갔던 것입니다. 괴롭습니다~ 손님!
괜히 제 신세타령만 한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아니, 들어 볼만한 이야기요. 
염량세태(炎凉世態 )라고 사람이란 그저 그런 것이 아니겠소? 
그런데 물어봅시다. 일해 주고 먹을 것 싸오려고 간 것이라기보다는..." 
 
"예, 솔직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녀를 한 번이라도 더 보려고
간 것입니다. 그 처녀인들 얼마나 괴롭겠습니까? 저도 괴롭습니다. 남들은
저 보고 쓸개도 없느냐고 하면서 멸시와 천대를 하였습니다.
그리 배가 고파서 이 집 일을 해주느냐고 별의별 소리를 다했지만
저는 괘념치 않았습니다.
저는 다만 한 번만이라도 이전에 제 사람으로 만들어 앉히려던 그 신부를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 차라리 먼발치에서라도 안 보는 것이 나았을 것인데...
그녀도 분명 괴로워하는 눈치였습니다. 우리집이 이리 기울기 전에는 얼마나
정이 있었는지 모른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자, 그렇다면 이렇게 한숨만 쉴 일이 아니군 그래.
나랑 다시 그 집에 가세나. 가서 일을 꾸며 봐야지."
 
이렇게 신바람 나게 박어사는 말하면서 그 총각을 데리고 잔칫집에 갔다.
그 집에서는 쓸개 빠진 놈이 무슨 좋은 일이 있다고 또 왔느냐 하면서 이제는
늙은 거지까지 하나 더 데리고 왔다면서 그런다고 내일 시집갈 신부가 너를
보러 나오기라도 하겠느냐는 둥 별의별 험담이 터져 나왔다. 그러거나 말거나
총각과 박어사는 그 집에 일도 거들어주면서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 한편
이 고을 원님은 이상한 편지 한 통을 받았다. 
 
"내일 원님은 낮 사시(巳時, 10시경)에 관원들을
대동하고 아무개 진사댁으로 행차해 주시오. 와서
후행(後行)을 왔다고 하면서 나와 신랑을 찾으시오.
특별히 신분을 밝히는 암행어사 박문수 백."


그렇게 원님까지 혼사에 끼어 든 것이다. 

이튿날 사시가 되니까 원님이 육방관속을 거느리고 진사 댁에
나타났다. 신랑이 입을 옷까지 다 마련하여서 나타난 것이다.

이러니 신부 집에서는 난리가 났다.
정작 혼인식은 오시(午時, 12시)인데
어찌 한 시각이나 빨리 신랑 후행이 왔다는 말인가?
원님은 어찌 이 혼사와 관련이 있어서 나타났을까?
그 궁금증뿐인가? 일은 더 크게 벌어졌다.

원님이 큰 소리로 진사에게 물었다.
"박문수 어사께서 어디 계시는가?" 

"아니, 박어사라니요?
그런 분이 여기에 올 턱이 있나요?" 

다들 이러는 때에 늙은 거지로 대접 받으면서
일만 하던 그 이상한 손님이 썩 나서면서,
"하하하, 누가 나 어사요 하고 나타납니까?" 하면서
허리에 찬 마패를 내보이며
"날세. 내가 박어사구먼." 

이러니까 거기 있던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감히 박어사에게 우리가 얼마나 무례하였던가.

"박어사님, 신랑은 어디 있습니까?"

"음, 이 애가 조카일세. 원래 우리 형님이 살아 계실 때
이 집 진사 딸과 정혼한 사이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형님 집이 탕패했다고 해서
우리 조카가 이런 비감한 꼴을 당하고 있으니
삼촌된 나로써 어찌 마음이 편하겠소?
나라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문중 조카 일도 중하지 않겠소이까?

하하하. 자 조카야, 아니 이 집 새신랑아, 어서
원님이 마련하여 온 신랑옷을 입고 대례청(大禮廳)에.
진사도 이 혼사를 감히 거부하지 못할 것이리라."
                                  
진사는 사색이 되어서 말하였다.
"저저, 그렇다면 오시에 올 신랑은 어찌 합니까?"
 
  "사시는 사시고 오시는 오시오.
일의 선후가 있으니까 이 혼사 먼저 치르시오."

"아무리 어사라지만 이것은 너무하십니다 그려. 순서가 엄연히 있는데..." 
 
"흥! 우리 형님과의 약속은 어찌 되고요?
그래 어사 말을 깔아뭉개겠다는 말이오?
어서 식을 올리시오.

따님 신부도 소원하는 바가 아니오?    
아버지가 딸 소원을 들어주는 게 당연하거늘,
도리어 나에게 감사해야 옳지 않소?

웬 시비가 이리 많소이까?"
허허허, 이 일을 어찌할거나?"   
           
이 광경을 흥미진진해 하는 사람도 있고
걱정에 어두운 신색을 띄는 사람도 있고
희색이 만면한 사람도 있었다. 

식이 끝나자 정작 오시에 식을 올릴 진짜 신랑이 들이닥쳤다. 
신랑이 도착하고 나서 한 시각 전에 이미 식을 올렸다고 하니까

황당하고 기가 꽉 막혔다. 그렇게 말을 못하고 있던 신랑댁에다
박어사가 전후 사정 말을 다 하고 나서 이렇게 제안을 했다.
 
"오늘 혼행(婚行)을 와서 이 지경을 당하니
얼마나 놀랐겠는가.나도 아네. 그래서 준비하여 둔 게 있네.

신랑 자네는 양반집 예쁜 딸에게 장가만 들면 되지 아니한가?
있네. 있고 말고! 우리 조카딸이 있
먼저 장가든 신랑의 여동생 말일세

자, 우리 조카딸 신부도 나오너라

원님, 준비해온 신부 옷을 어서 내주시구려."
이러니까 원님이 큰소리로 박장대소를 한다. 
 
"하하하, 신랑 옷에다 신부 옷까지 마련하라고
하여서 여간 궁금한 것이 아니었는데...

하하하. 이 고을 젊은이 둘을 혼사시키는 일을 하는 데
나도 한몫을 거들 수 있어 기쁩니다."   
 
"다 기쁘지 누가 안 기쁠까? 
준비된 음식으로 두 혼사를 치르니까

절약도 되고
    동네 축하객도 한꺼번에 두 혼사를 구경하고,
하하하. 일일이혼(一日二婚)이 아닌가?
덩실덩실 춤이나 춥시다."
 
  이렇게 한판 흥겨운 잔치마당이
박어사와 고을 원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리게 되었고,

가난한 과댁은 혼기에 찬 아들과 딸을 비용도 들이지 않고
장가와 시집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나타난 신랑도 어사 조카딸에다,
심덕 곱고 예쁜 처자를 맞이하고는
입이 함지박처럼 열려 있었답니다~
 
사람이 마음을 곱게 쓰면 없는 복도 생긴다는
옛말이 그른 게 없다는 사실의 증표였습니다.
공유
경기성남정순이
분당서현동주말농장30년·
요즘 같이 결혼이 늦고 안하고 하는 이시대에도 이런일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ㅠㅠㅠ
알 수 없음
아유
장가가면 군 면제를 학주면 퍼득 갈까요
부산강서내 사랑색소폰
이 나라에 운명이걸린 총선날!
최선생님의 아름다운 글 감동받고 오늘은 분명히 좋은일 있을꺼란 기대와함께 꼭 투표장에 나가셔서
소중한 한표를 행사합시다.
감사합니다.💖
경북성주성주 농업인
출석왕 축하해주세요 ·
사람은 착하고 정직하게 살아라는교훈같은 이야기 입니다 요즘은 그런 사람없고 서로 물고 듯기 바쁘죠
나부터 잘 하라는 교훈으로 듣겠습니다
알 수 없음
저희아버지 말씀
나에게 당당해라

따스한 봄~
오늘은 행복하기
딱! 좋은 날💕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오늘 선거에 어사 박문수같은 사람이 당선되었으면 좋으련만~
개표상황을 들여다봅니다.
알 수 없음
오늘 잠못 주무시겠네요
경남거제김삼철
텃밭은 내 놀이터 ♡·
착하게 살면 언젠가
복이 찿아 옵니다
알 수 없음
그럼요 항상 손해봐도
바른생활 합시다
경기양주자연으로
자연으로 돌아가자...·
어사 박문수 같은
정치인이 단 몇분만이라도 계시면 이나라가 참 행복해질듯 합니다.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알 수 없음
아 옛날이여 ㅋ
오늘오후 진짜 덥답니다ㅋ
오늘은 아침일찍 사우나 다녀온후 ㅋ
선거 하고 왔답니다
경기광주원탑
3년차 주말농부·
재미있어요.
옛날옛날에~~
마치 어릴때로 간것 같이요.
좋은글 감사해요.
알 수 없음
굿모닝 ㅋ
여기저기서 좋은글은
무조건 가져옵니다ㅋ
봄의 아름다움과
푸르름이 더 화창하게
느껴지는 오늘 ㅋ행복하세요 ♡♡♡
인천서구최한기
눈물을흘러봐야눈물을안다·
역시 박문수 어사는 생각이 특출한 분 이구려.
알 수 없음
대단한 분이 분명합니다
참 일사천리로
국민들의 애환 을
해결해 주신 은혜로우신분
알 수 없음
오늘 택배 보내드렸답니다 잔디꽃
알 수 없음
잔디꽃 외 저희집에 있는 월동꽃은 다 보내드립니다 덤으로
알 수 없음
팜모닝 사랑해요 잠시 바빠서 못들릴지도 모름니다 틈나는데로 늣은시간이래도 꼭 틈틈이 방문하겠습니다
경북예천준농원
세월이 지나고 나면 어느 순간 그때 더 행복하게 즐거게 살고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지요. 지금 이라도 행복하게 .... 나는 행복 합니다. 🎵 노래를 하면
알 수 없음
십년후 에 지금 얼마나 그리울까요 ㅋ
경남밀양태 야
대추,매실 재배농부~^·
아름다운시절이었어요~~~~
감동적인 글~^^
감사합니다.
건강한 하루 되십시요 ~~^♡^
알 수 없음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감동
봄의 시작♡♡♡
경기파주이종선
과수원 대추,사과,꾸찌·
네 긍정의 힘은 대단하지요!
모두모두 화이팅 입니다~
알 수 없음
좋은 아침입니다

이렇게 안부를 전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소중한 오늘도 건강하시고
즐거운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남나주참살이
착하고정직하게 살아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알 수 없음
행복한 시간되시길
소망합니다
국민의 주권은 꼭
행사 하시고요
알 수 없음
즐겁고 건강한 하루를 시작하자구요
경기성남정순이
분당서현동주말농장30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감사합니다.
알 수 없음
즐거운 오늘의
소중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전북완주금동이네
오뚜기·
좋은글 잘 읽었어요
알 수 없음
감사합니다
경기용인j.y.park
대한민국 사랑하는사나이·
읽으면 읽을수록 빠져드는 글솜씨에 오늘도 감동백배로
다가오네요
감사하게 보았습니다
알 수 없음
한량아 ~
글속에 주인공 처럼 ㅋ
알 수 없음
건강한 삶을 위해
운동이라는 씨앗을
심으며 살아요 ㅋ
🚴‍♀️최고의 운동
건강이 최우선입니다...
경기시흥이용주
좋은 글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샬롬.
알 수 없음
◢▄▄ ▐▐ █🌸█
◢⸾💞◣▐█ █▄█
◥⸾💞◤▐▐ ▄❣️▄
◢🌸◣ ▀▀◤○
◥🌸◤ ㅎㅏㅅㅔ_][_ ❤️
인천강화홍순강화모리
직장과 농사를 병행·
맛깔나는 글들 얼마나 흥미롭고 재미있는지요~~! 매번 기다려집니다.오늘도 행복하세요♡
알 수 없음
⠀ 。゚゚・。・゚゚。
゚。  。゚
゚・。・゚
︵ ︵
( ╲ / /
╲ ╲/ /
╲ ╲ /
╭ ͡ ╲ ╲
╭ ͡ ╲ ╲ ノ
╭ ͡ ╲ ╲ ╱
╲ ╲ ╱
╲ ╱
경기양평안영순
어쩔수 없는 나는 농부·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전북익산무현
글 모셔 감니다.
항상 귀감이 되는
좋은글 감사 함니다.
오늘도 여러분들 즐겁고 신명나는 날되세요.
경남함안조위래
농촌 생활이 행복해요·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경기성남현진봉
감사합니다 감동적입니다
충남예산청산지기
감동적인 글 너무 좋아요
경기이천장기수
술과 함께 희노애락을.·
이번 아버님제사에 쌀 한보세기 남기고 먹을것 다 치우고 어사오길 기다려야겠네 울아들 딸 결혼시키게..
삭제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