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조금 늦게 밭으로 나가 택배 보낼 것과 친인척들에게 보낼 것만 몇 상자 따다 보니 식사 후 커피 한잔 할 만큼 한결 여유롭다.
촌집에 와서 선별하여 상자에 담다 보니 초보 농사꾼의 눈으로 봐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몇 년 해보니 옛 어르신들처럼 주먹구구식, 답습할 게 아니라 토양 검사를 해보고 결과에 맞게 거름을 주고 각종 칼슘과 황산도 적절하게 뿌리고 특히 잡초에도 많은 영양소를 뺏기지 않기 위해 큰 것은 뽑거나 낫으로 윗부분만 잘라주는 등 어느 침대 홍보처럼 농사도 과학이라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다.
예전 아버님이 복숭아 농사를 지으실 때 새벽 세 시에 일어나 밭으로 가 수확 후 나무 궤짝에 넣어 청과 시장에 납품한 후 씻고 출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직원들 맛보여 주라."고 하셔서 한 궤짝을 싣고 갔었다.
그런데 한두 입 베어 먹고는 "야, 때깔도 좋고 맛도 있네" 하고는 휴지통에 버리는 것을 보고 생산된 과일 하나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농축되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먹을 자격이 없겠다 싶어 두 해 후부터는 주셔도 갖고 가지 않았다.
기일을 하루 앞두고 있다 보니 아버지와 같이 수확하던 그때가 그립고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농부들의 노고가 되새김되어 옛일을 농사일기에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