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오늘은 오후에 비가 잡혀 있고 오전엔 흐리기만 하다는 일기 예보를 믿고 쪽파를 심기 위해 밭으로 향했는데 가는 도중에 비를 만났다.
하우스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맑아지기를 기다렸으나 감감무소식이라 하는 수 없이 비 옷을 입고 괭이로 고랑을 만들고 쪽파를 심었다.
고개를 들고 하늘을 향해 옛 어르신들의 말을 빌려 "××× 빠졌나?"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복숭아나무엔 보르도액 약도 치고 들깨도 수확해야 되는데 도대체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내 인간들의 무차별적 자연 훼손과 비윤리적인 활동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되어 지구가 온난화되고 계절의 패턴도 변화되어 가을비가 많아졌다니 하늘을 원망했던 게 금세 후회된다.
즉 자업자득의 결과 아닐는지?
우중 쪽파 심기였지만 내년 파김치 맛은 끝내주리라.
멀리 구름 속에 숨은 산야가 엄마 품처럼 푸근하게 보인다.
작물

쪽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