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오늘은 밭으로 가 배추에 막걸리를 섞어 약을 치고, 깍지벌레가 붙어 있던 복숭아나무에도 남은 약을 뿌렸다.
처음에는 제대로 될까 싶었는데 스무 포기 정도는 결구가 시작된 것으로 보아 우리 집 김장은 겨우 될 듯싶다.
원래 복숭아나무에도 마지막 약을 하려고 계획했었지만, 오후부터 비 예보가 있어 다음 주로 미뤄야 했다.
약을 치고 하우스 주변을 둘러보니 여러 종류의 꽃을 심었지만 잡초의 세력을 못 이기고 청화쑥부쟁이와 자주괭이밥만 꽃을 피워 눈을 즐겁게 해준다.
쌀국수로 점심을 먹고 촌집에 들러 소금 한 포를 싣고 와 내려놓고는, 입고 있는 작업복 차림으로 바로 산행에 나섰다.
처음과 달리 세 번 쉬고 정상에 바로 오를 수 있었는데, 체력과 근육은 사용하면 할수록 기계에 윤활유를 주입하듯 좀 더 부드러워진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되는 것 같다.
단풍은 아직 들지 않았으나 몸을 훑고 지나가는 바람이 청아하게 느껴진다.
산에 오르기 시작한 지 네 번째 만에 정상적인 코스로 완주했다는 안도감에 내려오면서 예전에 산행 중 수없이 불렀던 '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노래를 부르고자 하였으나, 중간중간 가사가 생각나지 않는다.
산행을 하며 몸이든 머리든 자꾸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된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참에 등산과 노래를 끊임없이 하리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작물

배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