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내 것인 듯 내 것 아닌, 내 것인 육신'(보만 스님 말씀 중)을 이끌고 밭으로 가 집사람이 세 번째 고추 수확을 하는 동안 다시 올라오기 시작하는 대극천 도장지 정리를 하고 나무에 수지 증세가 있기에 나무당 조피박사 한 줌씩 뿌렸다. 스미치온이 효과가 있다고 하여 십일 전에 흠뻑 주었었는데도 효과가 없는지 더 많은 나무로 번지는 것 같다. 옛말에 복숭아는 밤에 먹어야 효과를 본다고 했었는데 아마 복숭아는 병해에 취약하여 벌레도 같이 시식해야 한다는 뜻이지 싶다. 하지만 요즘은 실수라도 흠 있는 걸 하나라도 넣었다간 물건에다 욕까지 덤으로 얹혀 반품되는 세상이니 병충해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각설하고 수확한 고추는 깨끗이 세척하여 그늘에서 하루 묵힌 후 옥상으로 올려 준비해 둔 마루에 하얀색의 깨끗한 부직포를 깔고 그 위에 고추를 올린 다음 다시 같은 부직포를 한 겹 더 올리고 그 후에 비닐을 터널식으로 덮어 줘야 완벽한 태양초가 된다. 태양초가 영양가는 그대로 보존하고 김장을 했을 때 맛을 좌우하는 한 가지 요소가 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만드는 과정이 복잡하고 힘들다는 걸 직접 해보니 알 것 같다. 복숭아든 고추든 모든 농산물을 차별화, 고급화하기 위해서는 '침대만 과학'이 아니라 농사 역시 과학적 사고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는 나날이다.
스님의 말씀처럼 내 것이지만 점점 내 것 아닌 듯 굳어져 가는 육신을 스트레칭과 헬스로 내 것인 것처럼 하려고 노력하지만 여전히 허리는 아프고 내 것과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