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극천을 수확하기 위해 마지막 약을 치러 04:30에 일어나 밭으로 향했는데 조금 피곤했다.
집사람이 복숭아를 따는 동안 약통에 물을 받고 호스를 연결한 후 미리 펴두고 과일이 담긴 광주리는 입구 쪽으로 들고 나오는데 "오늘 바쁘지 싶다. 식사 먼저 하세요. 난 나중에 낫또만 먹으면 된다."라고 한다.
약을 쳐놓고 며느리가 친구들로부터 주문받은 물량을 포장하여 택배를 보내고 농협에 출하까지 하려면 시간이 촉박하겠다는 생각에 부지런히 씹고 있는데 하우스로 들어서며 "아직도 덜 먹었나?"라는 말로 기분을 상하게 한다.
이 사람아, 놀기 삼아 하자고 했던 농사가 이제 나보다 우선시되었나? 나도 내 인생 좀 살자. (이하 생략)
집에서는 싸울 일 없는데 밭에만 오면 언성을 높여야 되니 내년에는 나무를 베어내든지 해야겠다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피했다.
선별 후 12:30분을 넘긴 시간에 출하를 하고 매운 고추가 먹고 싶어 콩국수집에 왔는데 내가 운영하는 '꿀복이네 농장' 밴드 회원님께서 한 박스 주문을 하신다.
처음에는 가끔씩 오는 쓸데없는 채팅인가 싶어 응대를 안 하려다 예명이 너무 순수하고 귀여워 판매도 가능하다는 답을 달았더니 진짜 주문을 해주신다.
현장에서 바로 수확한 과일을 다음 날 받아서 드실 수 있으니 신선도 면에서는 중개상을 거친 것보다 좋을 테고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양심껏 정성을 다해 농사지으며 그 과정을 '농사일기'란 명목으로 소상히 올리는 농부를 믿고 주문을 하면 과일다운 과일을 먹으니 영양가 면에서도 좋지 싶다.
밴드에서 주문해주신 회원님 늘 행복하시길 빌며 대극천 수확도 빨리 끝내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대마도 자전거 여행이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