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_일기 오늘은 새벽까지 비가 내렸지만 내일 치기로 한 약을 앞당겨 쳤다. 이파리에 남아 있는 물기가 날아가기를 기다렸다가 열 시 무렵 시작하려는데 제법 바람이 거세다.
이웃 밭 형님이 "바람 부는데 왜 이러나? 아직 꽃잎이 있어 약 칠 시기가 안 되었구먼."이라고 한다.
타 놓은 약은 덮어 두었다가 며칠 후에 살포해도 된다고 했지만 시작한 일이다 싶어 그냥 쳤는데 분사되는 약과 바람 때문인지 꽃잎이 을씨년스럽게 난무한다.
"약이 모자랄 것 같다."라는 집사람의 성화에 쪼그려 앉아 아파오는 허리를 달래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바쁘게 다녔더니 18도의 낮 기온은 비옷까지 입은 몸을 달구어 등허리에 도랑물같이 땀을 흐르게 하고 눈 속으로 파고든 땀은 바늘로 찌르듯 따갑게 하여 견뎌내기가 고역이었다.
짜증이 솟구치기 직전 반쯤 감은 눈으로 작업을 마치고 비옷과 고무장갑, 보호안경을 벗고 속옷으로 눈을 훔치고 나서 마루에 털썩 앉고 나니 그때야 살 것 같다.
에고 힘들어. 오늘도 이게 뭔 짓이고? 라며 화를 냈다면 밭 분위기는 안 좋았겠지만 몸을 혹사시키며 참았기에 복사꽃처럼 화사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안예은의 '상사화' 사랑이 왜 이리 고된가요. 이게 맞는가요 나만 이런가요 ............. 이게 맞는가요? 이게 맞는가요? 이게 맞는가요? 만 마음속으로 수십 번 읊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