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손자가 꿀복이 농장에 가고 싶다고 해서 같이 집에 내려와 기온을 점검해 보니 아침에는 영하 2도이지만 낮에는 영상 12도까지 오르므로 작년보다 하루 빠르게 황 소독을 했는데 정신이 없어 스미치온을 섞지 않았다.
그리고 대극천에 모자란 거름을 주리라는 계획을 세웠었지만 3월 들어 에너지를 너무 소모한 탓인지 힘에 부쳐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CCTV 충전과 하우스 청소하는 것으로 마무리 짓고 오는 길에 자장면과 탕수육을 먹고 싶다는 손자의 의견을 존중하여 중국집에 들렀다.
오후에는 집을 계속 비워야 하는 탓에 집 주위를 둘러가며 임시로 설치하였던 CCTV를 완벽히 고정하고 느지막이 목욕탕으로 가서 3대가 오랜만에 서로 등을 씻겨주며 피로를 풀었다.
요즘 같으면 하루가 36시간이라 해도 모자랄 만큼 빠듯하게 시간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으므로 뿌듯하고 보람되긴 하지만 육체가 말을 안 듣는다.
“손자가 올 때는 반갑지만 가면 더 반갑다.”라는 말을 흔히 하는 말일 거라며 한 귀로 흘려들었었지만, 끊임없이 가슴을 파고들며 찾아 쌓는 손자와 매일 같이 생활하며 청을 들어주려니 지치긴 지친다.
하지만 이런 노력과 힘듦이 없으면 자식 키우는 재미는 맛을 못 보는 거겠지.
오늘의 농약 역시 온전히 개인의 시간만 있었다면 작년 영농 일기를 보고 스미치온을 빠뜨리는 일이 없었겠지만, 일년지대계(一年之大計)인 복숭아 농사를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인 자식 농사와 비교할 수 있으리.
다음 주에 내려와서 스미치온과 보르도액을 섞어서 한 번 더 치면 되겠지.
하우스 주변에 심어 두었던 산마늘 싹이 제법 많이 올라온 것으로 보아 바야흐로 봄이다.
작물

대극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