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곡동 청석농장 ·
청석농장에서 보내는 가을 편지
바람 끝이 제법 찬 기운을 담아오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돌이켜보면 올봄부터 참 부지런히도 달렸습니다. 뜨거운 여름 햇살 아래서 고소하게 익어준 참깨를 거두고, 가을바람에 고개 숙인 들깨를 털어 내기까지 손길 한 번 가 가야 하는 농사일이 참 고단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땀 흘린 만큼 가득하게 채워진 수확의 기쁨이 지나온 모든 수고를 하얗게 씻어주는 듯합니다.
이제 참깨와 들깨가 떠나간 빈자리에 내년 봄을 책임질 마늘을 심으려 합니다. 밭을 덮고 있던 검은 비닐과 부직포, 지주핀을 하나하나 뽑아내고 무거운 퇴비 20여 포를 넉넉하게 뿌려두었습니다.
다시 흙을 뒤엎고 반듯하게 이랑을 치고 나면, 청석농장은 또 한 번 새로운 생명을 품을 준비를 마치게 됩니다.
반복되는 몸의 고단함 속에서도 흙은 속이는 법이 없기에, 다시금 허리를 펴고 대지를 마주합니다. 차가운 겨울 땅속에서 묵묵히 뿌리를 내릴 마늘처럼, 우리의 삶도 다가올 추위를 이겨내고 더욱 단단해지기를 소망해 봅니다.
계절의 바뀜 속에서 늘 건강 유의하시고, 청석농장의 정성 어린 흙내음과 함께 따뜻하고 넉넉한 가을날 보내시길 바랍니다.
제초제 없이 오직 낫, 호미,삽,괭이로만 잡초 제거로 소농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