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다닐 때 방학숙제 중에 꼭 일기쓰기 숙제가 꼭 있었다. 미루다 한꺼번에 쓸려고하면 일기장 맨 위쪽에 날씨를 적는 칸이 있었는데, 그 때 날씨가 어땠는지? 가물가물 할 때가 있었다. 어느 때 부터인가? 일기를 쓰기 시작한지가 수년이 된 것 같다. 매년 말이면 다이어리를 한권 구해서 하루 일과를 잠자리에 들기 전에 메모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제가 쓰는 일기장은 1장에 이틀씩 날자가 표시된 업무용 다이어리다. 처음 월력에다 작년 다이어리를 보고 그대로 옮겨서 메모를 한다. 다이어리 맨 뒤에는 주소록이 있다. 지금은 핸드폰이 있어서 필요없게 되었지만 주소와 전화번호를 옮겨 적는다. 그 때 주소와 전화번호를 옮긴 것은 식구들과 형제들과 오래토록 가깝게 지낼 수 있는 가까운 지인들이었다. 지금 벽장속 라면박스에 30권이 훨씬 넘게 쌓여있다. 성인이 되면서 금전대차관계도 있을 수 있어서 다이어리에 메모하고, 집안의 대소사나 제사, 가족들 생일을 메모하고, 심지어는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들 생일과 담임을 맡았던 제자들 생일을 메모했다가 카톡으로 생일 축하꽃다발과 축하메세지를 보내기도 했다. 모임 등 모든 일을 메모하기 시작하게 되면서 다이어리가 차곡차곡 쌓이게 되었다. 제 다이어리에는 이발했던 날자와 차에 기름을 넣을 때도 기름가격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매월말에 그달치를 누적하다보면 1년에 얼마나 내가 기름을 소비하고 있는지도 알 수가 있다. 일종의 차계부 역할을 하고있다. 이렇게 메모를 하는 습관은 모임 등에 나갈 때 늦게 참석해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어쩌다 금전대차가 있을 때도 약속을 지키지 못한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어떤 형식이 없이 그 날 하루를 보내고 일과를 간단하게 기록하는 일이 습관이 되었다. 장기간 동안 해외여행을 다녀올 때는 조그만 메모지에 메모를 했다가 돌아와서 다이어리에 날자별로 기록하곤 했다. 교직을 퇴직하고 난 후에는 텃밭농사를 하면서 영농일지가 되었고, 손주들 이야기, 고향 이야기 등을 소환하면서 지인들에게 메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아마도 그 동안 일기를 쓰면서 글쓰는 방법을 터득하지 않았나!싶습니다. 현직에 근무하면서 학생들에게 메모하는 습관을 갖고 시간적으로 여유를 갖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면 실수를 적게 하는 방법이어서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살면 시간에 쫒겨서 뜀박질하는 일이 없다. 아이들이 늦어서 교문을 통과할 때 학생주임 선생님한테 걸리지 않을려고 치마를 입고 뛰는 모습이 아름답지가 않았다. 약속된 장소에 시간에 맞춰서 나가다보면 사소한 일 때문에 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요즘 같이 교통이 복잡할 때는 더더욱 시간의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것이 지각을 하지않는 습관이다. 지금이야 앱(app)을 깔아서 예매도하고 도착시간도 알 수가있고, 시내버스도 정류장에서 노선과 시간을 확인핱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지만, 옛날엔 시골에 비포장 도로라 버스가 노선을 간혹 빼먹는 일이 종종 있었다. 특히 겨울철에 갑자기 폭설이라도 내리면 길이 미끄러워서 노선버스가 빼먹는 일은 허다했다. 특히 고향에 갔다가 막차를 타야할 경우에 그 막차가 노선을 빼먹으면 움직일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미리미리 서두루다보면 약속시간에 늦어서 죄송하다는 사과가 필요없게 된다. 옛날에는 출근하면 교감선생님 책상위에 출근부가 있었다. 교감선생님보다 보다 먼저 출근해서 출근부에 도장을 찍고나면 그 날 하루는 마음이 편하다. 조금 늦어서 "죄송합니다"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살금살금 기어 들어와서 교감선생님앞에서 출근부에 도장을 찍을 때 부하직원으로서 얼마나 마음이 불편했을까요? 제가 근무했던 학교가 실업학교여서 취업을 나간 학생들에게 "직장상사보다 먼저 출근을 하거라"라고 이야기하곤했다. 30여년을 넘게 교직생활을 지각해서 아침부터 직장상사를 눈치보면서 직장생활을 해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 어떤 모임도 늘 늦어본 일이 없이 거의 1등으로 참석하고 있다. 시간적인 여유를 갖는 일은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과 비슷하지 않나?싶습니다. 제 이름인 일기(溢基)가 매일 일기(日記)를 쓰는 습관을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핸드폰에 메모를 정리하다가 오래전에 일기를 썼던 이야기가 있어서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오늘 새벽녁에 바라운 빗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도 애타게 기다리던 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이 비가 내릴려고 며칠전에 여름같은 늦더위가 있었나봅니다. 이왕 내린김에 흡족하게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제법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가 들리네요. 이번 비가 그치면 기온이 많이 내려간다고 합니다. 비 그치고 들깨도 전지가위로 잘랐습니다. 어제부터 70세이상 독감예방접종이 시작되고 15일부터는 65세 이상 독감예방접종이 무료로 시작된다고 합니다. 가을이 시작되기전에 독감이 대유행되다가 조금은 줄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올 겨울에 감기때문에 고생하시지 않으시게 독감예방접종을 하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