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에 사방사업의 일환으로 저희 산에 군에서 인력을 동원해서 밤나무를 심었다. 그때만 해도 난방시설이 없어 오로지 산에 나무를 잘라서 지게로 날라 구들방에 군불을 지펴서 겨울을 나야했다. 그 시절 국민학교에 다닐 때 교실에 난로를 피우기 위해 학생 한명당 지게로 통나무 장작을 한짐씩 학교에 내야했다. 국민학교 6학년 때인가? 조개탄 난로가 등장했다. 이렇게 나무를 잘라 난방을 하기 때문에 산에 나무가 없어지고 산사태가 나기도했다. 그래서 장마철에 산사태를 방지하기위해 아카시아같은 속성수를 심어 산사태를 방지했다. 아카시아나무가 속성수라 빠르게 번져 숲이 우거졌는데 나중에는 산이 아카시아나무로 뒤덮혀서 소나무가 있어야 할 곳에 아카시아나무가 무성했다. 그래서 한 때는 아카시아나무를 죽이기 위해서 아카시아나무에 제초제를 뿌리기도했다. 아카시아나무가 칡넝쿨같이 혹이 있는 뿌리가 땅속으로 너무 빠르게 번졌다. 국민학교 다닐적에 싸리나무 씨앗을 해오라는 숙제아닌 숙제가 있었다. 산에 밤나무를 심었기 때문에 여름방학 때 머슴들이랑 같이 밤나무 아래 풀을 깎았다. 가을에 알밤을 줍기 위해서도지만 화학비료가 모자랄 때라 퇴비를 만들기 위해서도 풀을 깎았다. 국민학교 여름방학이 끝나면 건초를 한다발씩 들고 학교에 갔다. 여름방학 숙제인 셈이었다. 여름에 풀을 깎아 집앞 퇴비장에서 작두로 풀을 썰어서 쌓아놓으면 뿌옇게 김이나면서 하얗게 분이나는 퇴비가 숙성된다. 쌓아 놓은 퇴비를 쇠스랑으로 뒤집기를 여러차례하면 썩으면서 거름이 만들어진다. 가을에 추수가 끝나면 논바닥에 퇴비를 뿌리고 쟁기로 논을 갈아엎어서 보리를 심었다. 그 때는 2모작을 무조건 할 때다. 그래서 집앞에 퇴비창고를 크게 만들었는데 3년전에 스레트를 자치단체에서 발암물질이라해서 수거를 해가면서 창고를 헐었다. 저는 군복무시절에도 농번기에 휴가를 얻어서 농사일을 도와드렸다. 직장생활하면서도 토요일 오전근무를 마치면 매주마다 시골에 내려가서 일손을 도와드렸다. 그중에 가장 힘든 일이 산에서 알밤을 터는 일이었다. 길다란 대나무 장대로 밤나무에 올라가서 밤송이를 털고 산태미로 모아 가마니나 멱다리로 담아 지게로 집으로 날랐다. 마당 한켠에 밤을 묻을 고랑을 파고 알밤송이를 채우고 물을 뿌려주면 밤송이 가시가 사그라져서 발로 문지르면 알밤이 쉽게 나온다. 밤송이에 물을 뿌린 이유는 방송이 가시도 썩고 알밤에 벌레도 먹지 않기 위해서였다. 지금같이 벌레가 많이 먹지 않았다. 밤나무에 올라가서 장대로 알밤을 털다보면 주먹만한 밤송이로 머리를 맞기도하고 팔뚝이나 손등에 맞으면 밤송이가시가 까맣게 박히기도 했다. 2천년대 초반까지는 알밤을 거뒀다. 그러다 알밤을 주어 시장에 팔기도 했는데 요즘 말하는 가성비가 없는 일이었다. 거기다 시골에서 머슴이라는 제도가 사라지고 산에 풀을 깍기도 힘들어서 알밤을 터는 일이 없어지게 되었다. 그래도 알밤 송이가 어른 주먹보다 훨씬 큰 개량종 밤나무가 4그루 있어서 벌초 할 때마다 개랑종 밤나무 밑을 깎아서 알밤을 주었다. 몇년 전에 한번은 밤나무 아래 풀을 깎았더니 다른사람들이 알밤을 주어가버렸다. 화가나서 그뒤로 밤나무 아래 풀을 깎지 않았다. 그래서 작년에랑 아예 알밤을 주으러가질 않았다. 오늘 시골집 별채에 사과대추와 사과를 따러갔다. 첫 증손주가 태어날 때 태어난 증손주를 기념하는 사과나무를 아버지께서 심으셨다. 아버지께서 저한테 돈을 주시면서 값도 깍지말고 좋은 품종으로 사과나무를 사오라고 하셨다. 그래서 마당 한구석에 증손주나무라고 명한 사과나무가 있다. 매년마다 탄저병이 들어서 한개를 제대로 따먹지 못했는데 올해는 꽃필때와 중간에 한차례 소독을했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주먹만한 사과가 제법 많이 달렸다. 크기나 사과색깔은 그냥 그렇지만 시큼달큼한 맛이 그만이다. 대추랑 사과를 따러가는길에 밤나무가 있는 산에 올라갔다. 온갖 가시나무가 엉켜져서 다니기가 힘들었지만 제법 많이 주었다. 일일이 밤송이를 낫으로 벗겨서 알밤을 주었다. 물론 절반 정도는 벌레가 먹었다. 이제 옛날 같지 않고 남의 산에 알밤을 주으러다니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동네분들은 연세가 많으셔서 알밤을 주으러 다닐 분들이 안계신다. 외지 사람들이 다니고 있다. 오랫만에 산에서 알밤도 줍고, 붉게 물든 사과대추도 털어서 가지고 왔다. 노랗게 물든 황금들녘에 가을걷이가 한참이다. 옛말에 들녘이 풍년이면 산에 열매가 흉년이라고 했다. 대추는 많이 달렸는데 너무 뜨거워서 그런지? 고향 마을에 대봉시 감나무에 감이 몇개 달리지 않았다. 지금은 어찌나 가뭄이 심한지? 깊은 계곡에서 물을 끌어다 동네주민들께서 사용하는데 수도꼭지를 틀어도 물이 나오지않는다. 지자체에서 상수도를 연결했는데 여지껏 돈을 내지않고 사용했던 물을 돈을 내고 상수도를 연결해서 사용하시기가 쉽지만은 않을거라 생각된다. 오늘은 찬 이슬이 내린다는 24절기중 열일곱 번째인 한로이다. 앞으로 기온이 더욱 내려가기 전에 가을걷이를 끝내야 하므로 농촌에서는 매우 바쁜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