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농부·
향수.
시인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빼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비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초롬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추석명절 즐겁게 보내시고 계신지요?
시원한 빗줄기가 있어서 날씨와 마음도 시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남은 연휴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라면서
추석명절에 고향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익숙한 시 한편을 소개해 봅니다.
"시의 신비는 언어의 신비"라고 믿으며 우리 현대시에서 언어와 감각의 탁월한 경지를 보여주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입니다.
실개천을 "옛이야기 지줄대는" 소리로, 황소를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으로 아버지를 "엷은 졸음"으로 감각화하는 솜씨는 일품입니다.
이 시는 정지용 시인이 20대 초반 일본으로 유학 가기 전에 고향을 다니러 가며 쓴 시라고 하는군요.
이동원과 박인수가 노래로 불려서 더 유명해진 시이기도 하며 모두들 잘 아시는 시이지만 오늘은 고향을 생각해보는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올해 처음으로 마늘을 캐고 참깨씨앗을 넣었습니다.
마늘을 캐고 촉촉한 땅에 보들보들한 땅이라 발아가 잘 되어습니다.
어제 가위로 2-3개를 두고 잘랐습니다.
좀 이따 튼실한거로 1개씩만 남길려고 합니다.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