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6년차 고추등농부·
삼세번의 지혜
우리는 일상 속에서 ‘삼세번’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무슨 일이든 세 번은 해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세 번쯤 반복하면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로도 쓴다.
또 어떤 이들은 인생을 바꿀 기회가 세번은 온다고 말한다.
그만큼 ‘3’이라는 숫자는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든 상징이다.
예로부터 우리는 3을 길하고 완전한 숫자로 여겼다.
1과 2가 합쳐 만들어진 숫자 3은, 음(陰)과 양(陽)이 조화를 이루는 수이기도 하다.
생명의 근원적 조화,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숫자다.
그래서 ‘삼신할미’가 아기를 점지하고, 낳게 하고, 자라게 한다고 믿었으며,
아이가 태어나면 세이레 동안 금줄을 치고 보호했다.
결국 ‘3’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완성’과 ‘조화’를 상징한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유난히 3을 좋아하는 민족이다.
만세도 세 번 외치고, 가위바위보도 삼세번에 결판을 낸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도 그렇다.
시집살이는 귀머거리 삼 년, 벙어리 삼 년이라 했고,
다짐은 늘 ‘작심삼일’로부터 시작된다.
심지어 사진을 찍을 때도 “하나, 둘, 셋”이라 외친다.
요즘엔 “김치~”로 바뀌었지만, 그 순간의 웃음도 결국 3초쯤은 필요하다.
‘삼세번’은 일상뿐 아니라 사회와 정치문화에도 녹아 있다.
두 번은 용서하지만 세 번째에는 책임을 묻는다.
법정에서 판결문을 읽은 뒤 판사가 방망이를 세 번 두드리는 것도, 국회에서 의사봉을 세 번 치는 것도 ‘결정’과 ‘종결’을 상징한다.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처럼, 세 사람이 한목소리로 말하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진다.
서양에서도 3은 ‘운(運)’을 뜻하는 숫자다.
“두 번 실패하더라도 포기하지 말라,
세 번째엔 행운이 온다.”
우리의 ‘삼세번’과 통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화가 치밀 때가 있고, 말과 행동을 삼가야 할 순간이 있다.
그럴 때마다 ‘삼세번’을 떠올리자.
3초만 멈추고, 3분만 기다리고, 3일만 더 생각해보자.
그러면 후회 대신 지혜가 남고, 분노 대신 여유가 자란다.
세 번의 기회, 세 번의 인내, 세 번의 성찰,
그 속에 인생의 품격이 있다.
오늘 우리도 ‘삼세번’의 지혜로 한 걸음 더 깊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가자.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
좋은 하루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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