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국민학교 다닐 때 초승달과 그믐달을 구분하기가 헷갈릴 때가 많았다. 초승달은 음력 3일경부터 7일까지 오른쪽이 밝고 서쪽 하늘에서 저녁에 나타나고, 그믐달은 음력 24일경부터 말일까지 왼쪽이 밝고 새벽에 동쪽에서 볼 수가 있다. 손톱의 하얀 부분을 보고 초승달과 그믐달을 구분하기도 했었다. 오른쪽 손톱에 하얀 동그란 부분이 왼쪽으로 있어서 그믐달이고, 왼쪽 손톱에 하얀 동그란 부분이 오른쪽으로 있을 때 초승달이라고 알려주기도 했었다. 어제 새벽 하늘에 왼쪽이 밝은 그믐달을 보니 정월이 다지나가고 음력 2월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음력 2월 초하루는 영동할매가 내려왔다가 세상을 두루 돌아보고 2월 20일경에 올라간다는 음력 2월입니다. 그래서인지 음력 2월은 유난히 바람이 많고 쌀쌀한 날씨가 많은 달이기도 합니다. 영동이란? 靈(영묘할 영) 動(움직일 동) 영(靈)적인 힘이 동쪽에서 일어나서 온다. 영등할매. 영둥할매. 지역마다 다르게 불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동할매는 바람과 비를 몰고 오는 신이라고 했습니다. 이 때 영동할매가 딸을 데리고 오면 너그러운 날이라 바람만 불고, 며느리를 데리고 오면 성질을 자주내 비와 바람이 같이 온다고 해서 예전부터 딸을 며느리보다 더 좋아했나 봅니다. 그래도 비와 바람이 같이오면 그해는 풍년을 기약할 수 있었답니다. 그래서 이맘 때 보리고랑에 파란 새싹을 시샘이나 하듯이 진눈개비가 내려 꽃샘추위가 있기도 합니다. 또 이날은 머슴날이라고도 했습니다. 옛날 농경사회때 1년동안 새경을 받고 고용되어 농사일을 도와주는 사람을 머슴이라 불렀습니다. 상머슴은 90k들이 백미 15가마니를 작은머슴은 10가마니를 새경으로 받고 한해동안 사랑방에서 지내면서 집안일과 농사일을 맡아서 했습니다. 가을일이 끝나면 겨우내 군불을 지필 수 있는 나무를 하고, 사랑방에서 멍석과 가마니, 산태미 등 농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저희집 사랑방에는 동네 머슴들 여러명이 모여서 화투로 두부내기도 하면서 기나긴 겨울밤을 같이 지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때 쌀가마니는 볏짚으로 짠 가마니 기억나시나요? 마대포대가 나오기전까지는 지푸라기로 가마니틀에서 짜낸 가마니를 사용했습니다. 가마니에 대나무를 찔러 넣어서 쌀을 한웅큼 빼먹기도 했습니다. 대나무 끝을 사선으로 뾰쪽하게 만들어서 가마니를 찔러 쌀을 빼고 가마니를 위아래로 당기면 구멍이 메꾸어지는데 이것을 삿대라고 했습니다. 보리나 나락을 공판할 때면 농산물 검사원이 삿대로 찔러서 수분과 품질을 비교하면서 등급을 매겼습니다. 검사원의 지시에 따라서 등급 도장을 가마니에 먹물을 묻혀서 찍었습니다. 이때 삿대로 뺀 보리와 나락은 모아서 술값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때 리어카로 나락가마니를 실고 면소재지 공판장에 나와서 1등급을 받으면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과일의 당도를 체크하는 기계가 있듯이 습도를 재는 기계가 있어서 습도를 체크하지만 그 옛날에는 검사원 손으로 습도를 체크하고 수분이 많다고 지적당하면 햇볕이 잘드는 곳에 멍석을 빌려서 잠시 널었다가 다시 검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리어카가 없는 집에서는 십리길을 지게로 짊어지고 공판장으로 나락가마니를 날랐습니다. 저희 고향에서 서울까지 쌀 한가마니를 철도 수화물로 부치면 지푸라기로 만든 가마니라서 새끼로 꿰맨 사이로 쌀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쥐가 먹기도하고 수화물로 옮겨 실을 때 꼬챙이에 구멍이나서 쌀이 새어나오기도해서 가마니가 홀쭉 했다고도 했습니다. 90k들이 쌀가마니를 재는 저울은 커다란 막대저울로 달았습니다. 가마니를 저울 갈쿠리에 끼우고, 큰 막대를 양쪽에서 들어 올리면 저울추를 근대에 맞춥니다. 저울추가 올라가면 덜어내고, 저울추가 내려가면 바가지로 더 퍼 넣어서 추를 수평되게 맞추는 저울입니다. 동네마다 1개씩 있어서 사용하고나면 바로 마을회관에 갔다 놓았습니다. 그러다 추가 달린 앉은뱅이 저울로 방앗간에서 달아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농사를 많이 지은 부자집에선 두명의 머슴을 고용했습니다. 지난 가을걷이를 마치고 여유롭게 겨울을 보내다가 서서히 농사일을 시작할 때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머슴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면서 하루를 쉬게 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날이 지나면 농사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머슴들은 "썩은 새끼줄에 목을 맨다"는 속설이 있었습니다. 영동할매가 오는 날은 쑥떡을 해 먹었습니다. 마당에서 안반에다 잘 삶은 찹쌀을 떡메로 떡을 치고, 콩고물은 볶은 콩을 절구통에 넣고 빻아서 가는 채로 걸러서 만들었습니다. 냉장시설이 없던때라 둥그렇게 만들어서 살짝 말렸다가 조금씩 뜯어서 콩고물에 버물러서 보름정도까지 먹기도 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쑥을 뜯어 새끼줄로 묶어서 말렸습니다. 그래서 쑥인절미가 쓴맛도 있고 쑥색깔도 까맣고 질겼습니다. 지금은 쑥 새순을 뜯어서 소다를 넣고 삶아 냉동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사용하니까 쓴맛도 질기지도 않고 쑥인절미 색깔도 얼마나 이쁩니까? 또 콩을 볶아서 콩주머니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이날은 산에가서 빨간 황토흙을 퍼와서 대문밖에 양쪽으로 한웅큼씩 10여군데에 놓기도 했습니다. 사립문 양쪽에는 대나무 가지를 꺽어다 꽂아 놓았습니다. 아마도 잡귀를 쫒아낸다는 속설이었겠죠? 또 지난 겨우내 날렸던 연을 정지에 있는 살강에 한쪽에 오색실과 함께 매달아 놓았습니다. 정한수를 떠놓고 어머니께서는 두손을 합장하고 가화만사성을 소원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비록 부엌 부뚜막에 정한수도 떠놓지 못했고 사립문 앞에 황토흙도 뿌리지 못했지만 날마다 이렇게 하시면서 자식들 출세와 건강 그리고 부자되기를 바라셨던 어무이를 생각하면서 영동할매가 오는날 텅빈 집을 한번 둘러보러 다녀올려고 합니다. 어느 회사에서 전직원들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연사가 "태어나서는 엄마의 말씀을~ 결혼하면 아내의 말을~ 운전할 때는 네비게이션의 여자 말을~ 이렇게 세 여자의 말을 듣고 살면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이렇게 이야기하더군요. 어찌보면 세상살이가 맞지 않나!싶습니다. 박목월 시인은 "2월의 봄은 베개밑으로 온다"라고 했습니다. 올해 봄은 조금 빠르고 따뜻할거라는 기상청예보입니다. 벚꽃의 개화시기는 "600도의 법칙"이 있다고 합니다. 2월1일부터 낮 최고기온을 합계해서 600도에 도달해야 벚꽃이 핀다는 법칙이 있어서 벚꽃 개화시기를 600도 법칙이라 한답니다. 겨울이 길어서 봄꽃의 개화시기가 늦지나 않을까?했는데 3월과 4월에 따뜻한 날씨가 일찍 찾아 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년보다 6-7일 봄꽃의 개화시기가 앞당겨질꺼라는 예보가 있더군요. 봄은 꽃의 계절이고 희망의 계절입니다. 봄은 가장 많은 시인들이 시를 쓰고 모든 사람들이 가장 즐거운 노래를 부르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아름다웠던 세시풍습이 사라져가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봄에 농부들은 땅을 새로 일구어 씨앗을 뿌릴 준비를 할 때입니다. 오늘 아침도 영하의 기온이지만 낮부터는 기온이 올라가서 주중에는 15도 이상 올라간다고 하네요. 주말에는 봄을 재촉하는 비소식도 있습니다.
세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한다 ᆢ?그래서 요새는 경제권도 결정권도 모두 여자에게 허락을 얻은후 하는것 같은데 ᆢ아버지의 자리가 없어는것같아 안타깝다는 생각도들어요 ㆍ애들이 뭘 하나 사려고해도 엄마에게 물어봐ㆍ 아빠가 사줬다가 엄마에게 혼나등등의 말을들을때 참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한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ㆍ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