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 널어 놓은 고추 꼭지를 땄다. 아직은 설익은 가을이 묻은 바람도 신이 나는지 흔들흔들 마구 흔든다. 그덕분에 얼마나 수월하게 꼭지를 딸 수 있어 참 좋았다. 문득 하늘을 보니 너무도 아름답고 평화롭게 보이는게 내맘과 닮아 있었다. 살아가면서 걱정꺼리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시간 우에 있는 이상은 미리 걱정하지 않는거다. 제법 건조되어가는 고추를 보니 시간은 절로 흐르는게 아니고 깊게 스며들듯이 흐름을 느낀다. 이것또한 고마움이고 고마움이로다. 색감도 가을처럼 붉게 붉게 타오른다. 농부님들! 가끔씩 하늘 한번보고 미소 짓는 하루하루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