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보리베기와 모내기가 시작된다는 절기 망종입니다. 망종의 의미는 벼나 보리같이 꺼끄락이 있는 곡식의 종자를 뿌려야할 적당한 시기라고 합니다. "보리는 망종전에 베라"라는 속담이 있듯이 보리베기와 모심기에 알맞는 때였습니다. 보리베기와 모내기가 겹치는 이 때는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만금 일년 중 가장 바쁜 때입니다. 다 옛날 이야기죠. 지금은 이양기로 모내기를 하기 때문에 몇일이면 그 넓은 들력에 모내기가 다 마치더군요. 보리는 들녘 기계화가 되는 곳이나 심을까? 좁은 평야에는 보리를 심지 않는답니다. 망종 때 보리 베기를 해보셨나요? 얼마나 뜨겁고, 무덥습니까? 보리를 낫으로 잘라서 몇일 말리고, 조그만 발동기를 지고 다니면서 보리타작을 했습니다. 한낮에는 너무 더워서 그랬는지?횃불을 들고 밤에 보리 타작을 했던 것 같습니다. 또 얼마나 된다고 포대를 들고 다니면서 보리이삭을 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비생산적 이었습니다. 포대로 가득 주어담아야 한됫박도 안나오거든요. 그래도 보리가 노랗게 익기전에 고랑에 깔아놓은 퇴비를 모아서 보리타작을 해 먹을때는 재미있었습니다. 불에 익은 보리를 손으로 비벼서 알갱이만 입으로 불어서 먹으면 맛있었습니다. 입주변이 까맣게 거스름이 묻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여름철에 산에서 연한 나뭇잎이나 풀을 베다가 논에 깔아서 퇴비를 했기 때문에 흙이 좋았습니다. 지금처럼 비료는 귀해서 많이 쓰지도 못했습니다. 예전에는 동네에서 비료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종류도 요소와 유안비료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름철에는 퇴비증산이라는 표어와 포스터도 있었습니다. 저도 여름방학 때면 밤나무 밑을 깍아서 지게로 날랐습니다. 작두로 썰어서 몇차례 뒤집으면 하얗게 발효가 되면서 기름진 퇴비가 되었습니다. 퇴비를 많이 만들어서 쌓아놓으면 면에서 나와서 포상도 했던 것 같습니다. 옛날 어르신들께서는 참 힘드시게 사셨습니다. 논빼미가 다랑다랑 붙어 있어서 기계가 들어가지도 못했습니다. 저희 논중에 제일 큰 논이 너마지기 였으니까요. 오로지 소를 이용해서 쟁기로 갈고, 써래질해서 손으로 둘레를 다 붙여서 모를 심었습니다. 보리밭에 퇴비로 깔아 놓은 나무가지가 썩지 않아서 발은 찔리기도 했죠. 지금은 논에 볏짚도 다 걷어가더군요. 오늘 망종이라는 절기가 예전 망종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셨군요. 모심는 날은 학교에 안가고 못줄을 잡았습니다. 지게로 모침을 날라주고 모심는 사람들 뒷쪽에 남으면 밀어내고 모자라면 갔다주곤 했습니다. 새참 먹을 땐 온 들녘사람들 다 불러서 같이 먹었습니다. 젖먹이 아가가 있는 집에서는 젖을 물릴려고 식구들이 다 모였었지요. 멸치국물에 삶은 국수로 새참은 먹었는데 요즘 맛집 국수맛보다 더 맜있었습니다. 모내기가 끝나면 논두렁에 못줄잡았던 꼬챙이로 구멍을 뚫고 메주콩을 서너알 넣었지요. 감사합니다. 오전에 고추에 총체벌레가 보여서 소독을 했습니다. 옛날 어르신들 고추농사 지으실 때는 총체벌레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무슨 풀도 그렇게 억세고 무성하게 자라는지요?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