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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 6-70년대 우리들의 공감시대 2 -

새벽녘이면 어머니께선 잠자리에서 식구들 행여나 깰까봐 살며시 나가시는데 정제문을 여는 "삐그덕"소리가 들린다.
소나무 두꺼운 송판으로 만들어서 부억을 드나들 때 양쪽으로 여닫는 부엌문을 정제문(정지문)이라 했다.
옛날 안방에는 아랫묵에 이불을 걸 수 있는 횃대와 겨우내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고구마를 얼지 않게 웃묵 한쪽에 놓여 있었다.
이불은 청색 광목으로 홑청을 한 두꺼운 솜이불이었다.
새벽이면 식어가는 구들장 때문에 싸늘해지니까 서로 따뜻하게 덮을려고 이불을 잡아당기기도했다.
저희집만해도 할머니와 부모님과 저희 6남매가 안방에서 같이 생활했으니 얼마나 비좁았을까요?
집이 좁아 벽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랫묵 벽쪽에 긴 대나무 앙쪽 끝에 끈을 매어 벽에 달아매어 놓고 옷을 걸거나 이불을 걸게 한 막대기를 횃대라고했다.
가을에 캔 고구마는 지푸라기로 짠 가마니나 멱다리, 수수깡으로 엮은 망에 고구마를 담아서 웃묵에 놓고 아침에 일어나서 물빠진 생고구마를 깍아 먹는 맛과 밥 할 때 껍질째 찐 노란고구마 맛은 그 당시 최애의 간식이었다.
고구마는 얼지않고 움직이지 않아야 썩지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아침부터 부억에 나가 아궁이에 솔잎 불쏘시개를 넣고 불을 지피셨다.
그러다 연탄아궁이에서 석유곤로가 등장했고 지금은 씽크대와 가스렌지 가스가 등장했는데 가스가 인체에 해롭다고해서 인덕션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담배를 피지않는 주부들이 페암에 걸린 이유중에 부엌 가스렌지 사용이 일부라고 한다.
부엌에는 살강이 있었다.
살강은 그릇 같은 것을 얹어 놓기 위하여 부엌의 벽 중턱에 대나무를 쪼개서 가로 드린 선반이나 시렁을 말한다.
여기에 온갖 그릇과 부엌 살림을 차곡차곡 쌓아 놓았다.
살강 밑에는 커다란 통나무를 네다리를 만들어서 올려놓고 가운데 옴폭하게 파낸 구시가 있었다.
양쪽은 도마역할을 하고 가운데는 그릇을 씻는 씽크대역할을 했다.
부엌에는 커다란 가마솥과 중간 솥이 걸쳐있고 솥뚜껑은 늘 기름칠을해서 반질반질했다.
새벽녘에 일어나시면 우물물을 두레박으로 길어 그 차디찬 물에 세수를 하시고 부엌에 있는 조왕단지에 정한수를 떠놓으시고 두손을 모아 조왕신께 식구들 안녕과 건강을 비셨습니다.
조왕신(竈王神)은 부엌을 맡은 신(神)으로 불의 신이라고믿었다.
명절에 차례를 지내거나 집안이 평안하기를기원하는 굿을 할 때 성주신에게 빌듯이 조왕신에게도 조왕상을 차려 놓고 집안이 잘되도록 해달라고 빌며 절을 하였고 새벽에
부뚜막 위에 깨끗한 물을 떠 놓고 집안의 무사함을 빌기도 하였다.
조왕신은 부엌에 머물러 있는 가신으로 조왕대신, 부뚜막신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신이다.
조왕신 본질이 화신(火神)이기 때문에 부엌에서 존재하게 되었으며 먼 옛날부터 부녀자들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부엌을 관리한다는 신이다.
그래서 부녀자들은 몸가짐을 단정하게하고 부엌을 깨끗하게 했다.
이때 샘물그릇을 조왕주발 목판에 차린 상을 조왕상이라고 하는데 주부들은 정성을 들이는 마음으로 이 조왕신에게도 가운(家運)이 창성(昌盛)하기를 두손모아 빌며 절을 해야 한다.
논에 나락이 주인이 열번 왔다간 나락과 한번 왔다간 나락은 다르다고한다.
모든 농작물은 주인 발자욱 소리에 깨어난다고해서 부지런한 농부가 풍작을 한다는 뜻으로 알려지고 있다.
곧 부지런함을 강조하는 어르신들의 말씀을 깊게 되새길 수 있는 말이다.
경북칠곡이성민
답변 고수
5직2농·
할아버지 쇠죽끓이는 구수한 냄새와 함께 잠을깨곤 했습니다. 겨울철 얼음이 꽁꽁언 냇가에서 썰매타고 죙일 놀다보면 손등이 터서 갈라지고 딱지가 생기기도 하는데 꾀죄죄한 손과 발을 적당히 식은 쇠죽에 담그라고 하시곤 했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쇠죽통에 그냥 벅벅 문지르고 나서 우물물에 씻고나면 뽀얗게 되었답니다. 갈라진 손등엔 안티푸라민 바르면 최고의 처방 이었습니다. 겨울이면 김장김치와 구수한 된장찌게에 들어간 호박고지와 고들빼기 김치만 있어도 어린식성에 꿀맛 이었습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아고.
옛날 추억을 간직하고 계시네요.
목욕탕시설이 시내에 나가야 있어서 쇠죽솥에 발담그고 뒷꿈치에 굳은 살을 벗기곤 했죠.
죽제로 박박문지르면 깨끗하게 때도 벗겨지고요.
건초와 지푸라기를 썰어넣고 구정물로 끓인 쇠죽을 쇠구시에 퍼다 주면 그 뜨거운 쇠죽을 잘도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경남진주최순
아 그립습니다
고모님 집
경북성주성주 농업인
출석왕 축하해주세요 ·
예전엔 왜 그리도 손 발이 트는지 터진 손등에 안티프라민 많이도 발랐죠
눈이 많이 내려서 매일
눈싸움하고 밖에서 뛰어놀고 춥긴 왜 그리도 추운지 손이 성할날이 없었죠
그때는 약이 안티프라민 밖에 없었는것 같아요
그때가 좋았습니다
전북군산박동혜
저는 4남매가 한이불 속에서 자다 이불 뒤집어쓰고 간지럼태우고 놀던 기억...
그리고 아부지 퇴근하고 오시면 드린다고 엄니가 밥 식는다고 이불속에 넣어 놓으셨는데 밥그릇 뚜껑 열린지도 모르게 놀다가 디지게 혼난적도 있네요~
동네 한가운데 공동 우물이 있었는데 물 긷다가 두레박 빠쳐먹었다고 혼나기도했던 초딩 4학년 시절이 생각나네요~
아~그리운 옛날이여^^
선생님 고맙습니다~
잊혀진 기억들을 되살리게 해주셔서~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경남진주최순
ㅋ 꼭 우리집 에서 일어난 이야기 하시는듯 합니다
아 정다워라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늦게 돌아오시는 아버지밥을 아랫묵에 묻었다가 밥상에 올려드렸는데
이불속에서 장난치다가 밥그릇이 넘어져서 이불에 떡이되기도 했지요.
부엌 아궁이에 숯불을 긁어 모아 양은냄비에 씨래기국을 올려놓으셨고요.
옛날 이쁜 추억을 잊지않았으면 좋겠네요.
감사~^
전북순창팜모닝회원 정정섭
감회가 새롭네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옛날 먹거리가 없을 때 새벽녘에 생고구마 깍아먹는 맛은 그만이었습니다.
지금은 이세상에 계시지 않으신 어머니가 그리습니다.
경남밀양최동구
사과농사 6년차 학생·
쌀이 귀할때 촌에서
돈 만들려면 쌀을
방아찡어 장날가져
가서 팔아야 겨우
돈을 만들고 밥할때
미리 쌂아논 보리쌀
밑에 깔고 그 위에
쌀 조끔놓고 밥하여
쌀이 조금섞인 밥은
아버지 드리고 우리
들 밥은 그저그른 밥
이고 어머니는 깡보리 밥 드셨지요
그래도 허연 슝늉 맛은 달고 맛있게
먹어습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그랬죠!
할머니밥은 맨위에서 쌀밥으로 푸셨고,
그래서 아버지와 같이 겸상을 하면서 할어니께서 남기신 밥을 먹을려고 천천히 밥을 먹었습니다.
학독에 보리쌀을 갈아서 소쿠리에 담아놓고 밥을할 때 보리쌀을 더 많이 넣고 밥을 지으셨죠.
지금은 가끔씩 시내에서 옛날맛으로 보리밥을 먹기도하는데 저는 절대 안먹습니다.
질퍽하게 지은 무밥도 싫었습니다.
숭늉을 마실 때는 무가 안들어오게 이빨을 다물고 숭늉을 마시곤 했습니다.
경북성주성주 농업인
출석왕 축하해주세요 ·
할머니는 쌀밥 드시다가 일부러 밥을 남기셔서 큰 손자
주려고 난 다 먹었다 너 먹어라
그러시면 우리는 옆에서 먹고싶어 쳐다보곤 했답니다
경남진주최순
그때 학교교실에서
먹던 김치 밥 먹고싶어요
경북성주성주 농업인
출석왕 축하해주세요 ·
저희는 새벽이고 밤이고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고구마와
얼음동동 동침이 참 많이 먹었죠 지금도 그 시원하 동침이가 먹고 싶어서 담아 먹어보면 그 맛이 안나네요
그때가 좋았습니다
경남진주최순
아 군침이 절로 나옵니다 ㅋ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찐 고구마와 동치미랑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 때 동치미는 항아리를 마당한켠에 묻었었죠.
사각사각 어름 깨무면서 상큼한 동치미 맛은 그만이죠.
그 때보다 갖은 양념을 더 넣어도 그 맛이 아나는 것은 배가 불려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감사합니다.
경남진주최순
진달래먹고 물장구치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경북성주성주 농업인
출석왕 축하해주세요 ·
그러게요
요즘은 먹을께 너무 많아서 배 불러서 그런것도 잊고 아마도 어머니의 손 맞을 못 따라 가는 것일수도 있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옛날 우리들이 살았던 모습들이 훤하게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이젠 나이드신 어르신들만 계셔서 동네가 쓸쓸하게 보인답니다.
옛날 방학이면 시골 외갓집가는 것이 롤모델이어잖아요.
감사합니다.
경북칠곡이성민
답변 고수
5직2농·
철부지 친구들과 방죽 둑방에 나란히 서서 오줌 멀리누기..
하면 조금이라도 멀리 보내기위해 궁둥이를 앞뒤로 반동~~ 그중엔 꼬추를 까..^^

그게뭐라고 그렇게 열을 올렸는지 ㅋㅋ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손등이 갈라지고
머리엔 쇠똥이 있다고 어르신들께서 말씀하셨지요.
이와 써캐, 나무기둥에 빈대는 왜 그리 많았는지요?
73년에 논산훈련소에서 내복에 겨드랑이에 주머니를 달고 주머니속에 아마도 DDT를 넣은 것 같았습니다.
주말에 모포를 밖에 널었다가 오후에 털면 추위에 언 이가 굴러다니기도 했습니다.
첮휴가를 받아서 전날 하얀런닝으로 갈아입었는데 하도 아침에 등이 하도 가려워서 상의를 벗었더니 하얀 런닝구에 새까맣게 이가 있어 벗어서 난로에 집어넣었답니다.
참 웃픈 이야기지요.
경남진주최순
아 옛날이여 ~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옛날 어르신들 손맛은 분명하게 있었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끓여주신 시래기국은 흉내도 못냅니다.
요즘 육수를 내고 온갖 양념을 다해도 그 맛은 없습니다.
제 큰애가 남원에서 돼지찌개를 조금 갖고 왔는데 한숱갈 먹더니 "할머니가 끓인 국"이라고 하더군요.
거칠한 김치에 비게가 있는 돼지고기 몇점 넣고 끓이셨는데 어찌 그리 깊은 맛이 날까요?
어머니 손맛이겠지요.
경남진주최순
아 먹고 싶어요 흑흑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다들 그러셨군요.
할머니와 아버지밥을 푸고 나머진 다 섞어서 푸셨죠.
머슴들 밥은 고봉으로 푸셨습니다.
그 때는 오직 밥밖에 먹거리가 없었을 때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경남진주최순
아련한 기억속에
어스름하게 남아 있답니다
경북구미선영~~
농사공부 만점자
농사초보 인생도 초보·
저는 별나라이야기를 듣는것 같아요 Tv로만 보든것들이죠 저희부모님은 저어릴때 광산촌에 살았더랬죠 광산촌의 그거친삶 아실란가요 전형적인 시골삶을 저는 모른답니다 제가아는 시골생활은 거의대부분 결혼하고나서 배운것들이랍니다 ~ 윗글들을 보고있노라면 겪어보지 못한삶인데도 왜이리도 정겨운지 모르겠네요 향수를 진하게 느낍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오늘 시골집 마당에 세멘트일을 하고 왔습니다.
레미콘차가 마당까지 못들어와서 영운기라는 차로 실어다 날랐는데 삽질을 많이해야했습니다.
시골엔 일할 사람이 없어서 연세드신 분들이랑 같이했습니다.
감사해서 새참이랑 점심이랑 거하게 대접해 드렸습니다.
경북구미선영~~
농사공부 만점자
농사초보 인생도 초보·
어르신들 좋아하셨겠네요 여럿이 먹는밥은 무얼 먹어도 맛나죠~^^~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물수제비도 내기를 하면 지는 것이 싫어서 용을 쓰고 던졌지요.
재미나게 어린시절을 보내셨네요.
감사합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감사합니다.
편안한 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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