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봄날이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겉옷을 벗고 조끼하나만 걸쳐도 따뜻한 날씨였습니다. 이런 날씨가 계속된다면 벚꽃도 꽃망울을 터트리지않을까?싶습니다. 하긴 매년마다 4월5일 식목일에 벚꽃축제 대표로 열렸던 진해군항제가 올해는 3월22일 다음주로 예정되었더군요. 해마다 봄이 조금씩 빠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남원 시골집에 지난 겨울에 동파로 수도파이프가 터져서 계량기에서 잠갔습니다. 간단하게 주름관에서 연결밸브만 갈면 되지않을까?하고 생각하고 내려갔는데 땅속에서 올라온 파이프라 욕실바닥을 깨고 수도파이프를 연결해야하는 큰 공사라는 것은 확인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오다가 장수군 천천면에서 점심을 했는데 시골 면소재지에 있는 식당이지만 가성비가 대단하고 맛집이라 추천을 합니다. 장수군 천천면 소재지에있는 보배식당이라는 곳입니다. 전주에서 53k거리여서 일부러 다녀오기는 조금은 먼거리입니다. 진안에서 장수방면으로 지방도로를 따라서 가다보면 장계방면과 장수방면으로 나가는 삼거리가 있습니다. 장수방면으로 1k남짓 내려가면 천천면 소재지가 나옵니다. 엄청 큰 나무가 있고 장계농협옆이라 찾기도 쉽고 주차는 문제가 없습니다. 메뉴는 빠가매운탕, 꺼먹돼지삼겹살, 닭도리탕, 오리주물럭, 그리고 빠가사리라는 민물고기를 갈아서 만든 육수에 국수와 수제비를 넣고 끓인 1인분에 9,000원하는 어제비라는 메뉴가 있는데 어제비를 강추합니다. 어제비 국물이 얼큰하고 빠가사리 고기가 가끔씩 씹히기도 하는데 담백합니다. 어제비를 다 먹은 국물에 공기밥 한그릇을 말아서 먹으면 아주 맛있는 어죽을 먹을 수 있습니다. 주인장께서 밀가루 음식인 어제비만 먹고 손님들이 가면 서운해 할까봐 농사지은 쌀로 밥을 해서 공기밥 한공기씩 내 놓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끔씩 얼큰한 어죽이 먹고 싶을 때는 바람도 쐴겸 용담댐으로 드라이브를해서 무주로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봄철에 용담댐 주변에 벚꽃과 철쭉도 그냥 보내기는 아깝거든요. 가을에는 적상산과 양수발전소와 향적봉 단풍이 설악산에 뒤지지않고 싶게 이쁘답니다. 특히 적상산 사고와 호국사찰인 안국사와 양수발전소 상보를 올라가는 길에 가로수로 심은 은행나무와 상보를 둘러싼 주변에 단풍나무들의 단풍빛깔은 한폭의 산수화가 이리도 아름다울까요? 아마도 이보다 더 이쁘게 색칠을할 수는 없다고봅니다. 겨울에는 유일하게 눈꽃인 상고대를 볼 수 있는 곳이 지리산과 설악산 다음으로 높은 향적봉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눈꽃이 상고대를 보기위해서 찾는 곳이랍니다. 해발 1,614m인 향적봉은 곤도라를 20여분타고 해발 1,520m인 설천봉까지 올라가고 잘 다듬어진 테크로 된 계단으로 만들어진 등산로를 20여분 올라가면 정상에 도착합니다. 비단 겨울철푼만 아니라 날씨만 좋다면 설천봉에서 멀리 아래로 보이는 설천면과 맑고 높고 푸른 하늘은 보는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면서 누구나할 것이 핸드폰을 열고 카메라를 찍어대게 합니다. 높은 지역이라 한여름에도 시원함을 느끼게 합니다. 곤도라가 있어서 누구나 산행과 단풍, 상고대를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설천봉과 향적봉에는 지리산 천왕봉 정상가까이에서나 볼 수 있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썩어 천년 이렇게 삼천년을 간다는" 주목을 볼 수가 있습니다. 아름드리 주목이 사시사철 푸른잎을 띄고 있고, 죽어서 나무껍질이 벗겨져 하얀속살을 들어낸 주목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주목나무가 천년을 살고 죽어도 썩지않고 고사목으로 천년을 버티고 썩어도 천년을이렇게 삼천년을 간다네요. 설천봉과 향적봉에서 바라본 산아래는 KBS"영상앨범 산"이라는 프로에서 외국의 산을 소개하는 산과도 같은 느낌을 느낄 수가 있답니다. 그런데 이제는 무주까지 가지않더라도 맛있는 얼큰한 어죽을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주에서 먹는 어죽은 민물고기 잡탕을 끓이고 갈아서 만든 국물로 어죽을 만들고, 천천면 어죽은 빠가사리를 갈아서 만든 국물을 내서인지? 무주에서 먹었던 어죽보다 국물이 더 담백했습니다. 사실 빠가사리 민물고기는 귀한 민물고기거든요. 꼭 다시한번 들러서 먹고싶습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식당을 운영하는데 고부간의 사이가 정겨워 보였습니다. 젊은 며느리께서 나이드신 시어머니께 "엄마"라고 부르시는데 모녀지간인 줄 알았는데 고부(故婦)사이라고 하더군요. 참 다정해 보였습니다. 모든 식재료는 주인장네가 직접 농사를 지은 것으로 밑반찬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밑반찬은 딱 다섯가지였습니다. 그 중에 단연 최고는 시원하게 숙성된 솎박지라는 깍두기입니다. 한접시를 더 리필해서 먹었습니다. 직접 농사지은 무와 고춧가루를 써서인지 솎박지맛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주인장께서 어제비랑 솎박지가 궁합이 맞아서 1년 내내 솎박지를 만들어서 밥상에 내 놓는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메뉴는 뼈없는 양념닭발과 매콤한 양념족발도 포장 메뉴로 있다고 합니다. 자그마한 면소재지에 있는 식당이지만 어제비맛만큼은 단연 으뜸이었습니다. 예전에 천천면에서 고냉지에서 키운 꺼먹돼지기를 사러갔던 기억도 있습니다. 혹시 장수나 무주방면으로 나들이를 하실 일이 있으시면 어제비를 꼭 한번 드셔보시면 "어! 맛있네"하실겁니다. 쉬는 날이 없다고는 하지만 시골이라 전화를 하고 찾아가는 것이 좋지않나 싶습니다. 우리말에 "부자가 가난을 미워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자가 가난을 미워하지말고 가난한 사랑들에게 베푸는 따뜻한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에 또 꽃샘추위가 있다고 합니다.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셔야합니다. 오늘 남원에 둘러보러 다녀올려고 합니다. 가끔씩 진안으로 돌아가면 장수랑 거치는데 드라이브를 하기엔 좋습니다. 가는 길에 아내한테 어제비를 먹자고 했습니다. 시골집이 비어 있어서 종종들러야합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제 손주가 태어날 때 마당 한켠에 사과나무를 한그루 심었습니다. "증손주나무"라고 이름 붙여서 큰 종손주 보심을 기념하기위해서요. 거름도주고 살충제도 해줄려고 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