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케 좀 친해보려해도 좀처럼 곁을 내주기가 싫은지… 온 몸에 관정이라도 한 듯 샘이 솟는다. 장화에도 물이 한가득. 일이 끝나면 언제나처럼 마눌에게 한소리를 듣는다. 나무는 관리 안하고 풀만보면 눈이 뒤집힌다나…… 그나마 광복절날 방제를 할 시간이 생겨 새벽에 얼른 마무리를 했다.
또 시간이 흘러 주말을 맞이하니 간만에 여유가 생겨 쪽파를 심는다하여 땅을 뒤집어주고
점심을 나가서 먹자는 말에 혹해서 마누라대신 쪼그리고 앉아 후다닥 쪽파 파종을 마무리하고 남당항으로 고고~~~ 밥도 먹고 시원한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넷플릭스 영화도 한 편~^^
백반으로 한끼 해결하고 석양까지 보자던 마누라의 그 말이 어쩜 그리 이쁠수가
카페 2층에서 드라마를 보다보니 어느덧 해가 산밑으로 터벅터벅 걸어내려 간다. 올만에 마나님 사진도 찍어주고
해가 다 내려가고 나서야 남당항 안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근처 광장을 걷다보니 경쾌한 음악과 함께 분수쇼가 시작되었다. 물기둥 사이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그 속에서 마나님도 즐거우셨는지 동심에 젖어 물기둥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래 울 마누라 언제나 옆에는 머슴하나 달고 다니니 즐겁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일하고 이렇게 즐기는게 오도이촌의 꽃이거늘. 매주 풀과의 씨름으로 이런 즐거움을 호사라 생각했으니. 어쩜 내 자신의 욕심이 즐거운 오도이촌을 변색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옥수수 몇개 심어놓은 곳에서 작은 선물이 왔다. 호박도 함께. 호박잎과 고구마줄기를 따다 집에서 드신다고
이렇게 수확물을 보고나니 웃으만 나온다. 아 뭔가 다른 느낌!!! 이주간 참 덥기도 더웠고. 나무주변 풀을 싹 잘라내니 나무가 마르는 증상이 보여 어느 정도는 풀과 함께 키워보기로 방향을 바꾸었다. 무조건 잘라내야하는 대상에서 나무주변만이라도 같이 키워 습기를 유지하는 대상으로. 햐~. 이 방법이 정답이 되었으면
아직은 한낮에는 뜨겁지만 좋은 결실이 생기라고 이리 따갑게 내리찌는 것이겠지요. 팜모닝횐님들도 풍요로운 가을 걷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