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욜 이른 새벽. 눈을 부비고 일어나 찌뿌둥한 얼굴로 통창에 비쳐진 밖을 바라본다. 밤그림자가 길게 드리어져 있으나 점점 짧아지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다시 눈을 떳을때는 햇살이 온천지를 뒤덮을 시간. 농장 상태가 의외로 양호하다. 항상 풀들로 난리였는데 지금은 발목보다 조금 더 큰 상태. 풀멀칭도 의외로 괜쟎은 것 같기도 하고… 농약사에 들러 균제와 충제 하나씩 사가지고 방제를 했다. 하던도중 혼합비율을 착각하고 균제를 조금 약하게 타다가 중간에 알아차리고. 열흘간격인데 담주에 2차방제하면 괜쟎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제발 잘 이겨나가길 기대하며…
담날도 늦은 오전에 전정을 하며 나무상태를 살펴보니 다섯 그루가 죽고 예초기를 돌리며 네 그루는 잘라먹고 상태가 약한 대여섯 그루는 강전정을 시행했다. 시간이 지나보면 그때 이렇게 했으면 잘 했을텐데 이렇게 했으면, 이렇게 했으면. 모른다는 것, 경험이 없다는 것, 때론 무식하리만치 용감하다는 것…
마지막 작업으로 마눌이 관리하는 고구마밭쪽 고라니망을 설치하고 일과를 정리했다. 의외로 이른 시간에 모처럼만의 차 한잔의 여유가 생겼다. 집까지 3시간. 헐~~ 휴가복귀차량이 확실히 늘었다. 한숨자고 2시간 밑으로 떨어지면 출발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