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요일, 기계는 임대해 두고 빌려 간 화물차에 싣고자 했으나 적재물 덮개 철제 프레임 때문에 들어가질 않아 집사람에게 “대중없이 빌렸다.”라고 호되게 욕만 얻어먹고 취소하고 올해 들어 가장 춥다는 영하 4도의 날씨에 마을 이장에게 차를 빌려 작업을 마치긴 했다.
한데 오는 일요일 거름만 하고 나면 농한기에 접어들겠다고 생각하며 마침 앞 밭에서 전정하고 있는 이웃분에게 커피 한잔하러 오시라고 한 후 우리 밭 전정은 제대로 되었는지 물어보았더니 “결과지와 도장지 밑동을 너무 많이 남겨두어 내년 열매 솎기도 힘들뿐더러 과실도 제대로 안 큰다.”라며 다시 할 것을 주문한다.
그 말을 들은 집사람은 대번에 “봐라 가지 너무 많이 남겨두었다고 안 하더나? 돈 주고 사람 불러서 시키고 제대로 배워봐라.”라고 한다.
허허 이 사람아, 돈 주고 시키면 나도 편하지 그러면 농사지어봐야 남는 게 어딨나? 라고 해도 “제대로 해 놓고 가격을 잘 받으면 되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해라.”라며 결국 이장을 통해 전정 업자를 소개받고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만다.
이론적으론 다 알지만 작년에도 이웃에 맡겼더니 결과지가 너무 없어 주문한 상자 1/3도 못 채운 게 생각나서 가지를 조금 많이 남겨두었고 틈나는 대로 슬슬 정리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또 거금이 들어가게 생겼다.
조카뻘 이장 앞에서 싸울 수도 없고 참 답답하다. 거기다 경운기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기계를 임대하려니 화물차 없이도 안 되겠고 이래저래 힘이 든다.
전정도 집집마다 거름 비율도 다르고 생육상태나 나무 힘도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전정하는게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다른집보다 더 많이 결과지를 남기고 수확량도 더 많거든요 그렇다고 과실이 작은것도 아니에요 남들은 결과지 너무 많다고 하지만 저는 그게 나무에 맞는 전정이라 그렇게 하거든요 무조건 이대로 해라 라는 정답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