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오늘은 단감을 수확하여 매년 대추를 팔아주는 아랫동서에게 택배를 보내리라는 계획으로 대추밭으로 가다가 어저께 복숭아나무에 송충이 닮은 애벌레가 수십 마리 붙어 있었다는 얘길 하자 "그럼 농약을 치는 게 먼저다."라는 집사람의 의견을 따라 약을 사서 골고루 뿌렸다.
아직 이파리가 왕성하게 그대로 있기에 꼼꼼히 치려니 약도 많이 들고 시간도 엄청 소요된다.
발바닥에 파스를 붙이면 허리가 덜 아프다는 속설을 믿고 따라 했는데도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이 점점 밀려왔지만 참고 열두 시를 넘긴 시간에 끝을 내고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었다.
감 수확은 뒤로 미루고 딸 때가 되었는지 확인은 해보자 싶어 대추밭에 들렀더니 올해는 감 풍년이다.
매년 한두 박스만 따서 처가 식구들에게 보내고 나머진 버렸었는데 올해는 판매를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감은 무게가 무거워서 택배비나 나올까 싶다.
복숭아도 약과 박스값이 각각 1/5씩 차지하니 실제 인건비 제하면 남는 게 없다.
그 와중에 허리는 무리할 때마다 점점 아파오니 계륵에 비유되는 농사 때문에 내 몸만 상한다.
'스스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가 인생'이라고 했는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안예은의 노래 '상사화' 중 '이게 맞는가요. 나만 이런가요?'가 다시 흥얼흥얼 나온다.
작물

대극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