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오늘은 집사람이 익은 고추를 따는 동안 대극천 전정을 한 다음, 배춧잎이 제법 큰 것 옆에 있던 고춧대는 잘라서 햇볕이 잘 들도록 해줬다.
그리고 관수를 해놓고 하우스로 들어와 고추는 따서 식당을 하는 동서와 이웃에 나눠주고 잎은 삶아서 냉동하기로 계획하고 3~4시간 작업을 했다.
오랜만에 오후 두 시를 넘긴 시간까지 일을 하려니 배가 출출하여 2년 전인가 이웃 묘목밭에서 얻어 심어둔 단감 나무에 십여 개가 주렁주렁 달려 있기에 맛이나 보자 싶어 두 개를 따서 커피와 함께 먹으니 달콤한 게 제법 맛이 들었다.
하우스에 앉아 커피 맛을 음미하는데 문득 아들 생각이 나기에 14시간 시차가 있지만 잘 지내는지 카톡을 보냈더니 "잘 준비를 하는데 이제 좀 시원해져서 밭일 할 만하냐?"라고 묻기에 선풍기를 꺼보니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감도 제맛이 나고 바람도 제법 시원한 것으로 보아 가을이 왔나 보다.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출국하기 전 마지막으로 내려온다는 손자에게 줄 반찬거리를 사며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홍고추 100g이 4,800원이다.
그 가격을 보고는 밭에 홍고추 많은데 고추 장사나 할까 싶다.
농부가 직접 출하할 때는 이 가격은 턱도 없겠지 싶어 쓴웃음이 나왔다.
내일 역에 마중 나가면 손자는 개구리처럼 폴짝 뛰어올라 매미같이 매달리겠지.
가고 싶다는 경주도 가보고 월요일까지 신나게 놀고 나면 반가움도 잠시, 다시 몇 년이 될지 모를 이별의 아픔을 맛보아야겠지.
작물

배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