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어제는 농협에서 문 열자마자 구매한 배추 모종과 무 씨를 뿌리고 심으리라 계획했었지만, 무 씨부터 고랑을 만들어 뿌리고 나니 열 시가 훌쩍 넘었다.
날씨는 후텁지근하여 온몸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고 너무 더워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어 막걸리에 담가둔 배추 모종을 다시 건져 집으로 가져오고 말았다.
오늘 새벽에 밭에 가보니 한결 시원하여 집사람이 배추 모종을 심는 동안 하우스 입구부터 무릎까지 자란 잡초를 낫으로 베었다.
예초기를 돌리고자 하였으나 한 해 묵혀두었더니 도통 시동이 걸리지 않아 옛날 방식으로 몸으로 때울 수밖에 없었다.
모자를 눌러썼지만 땀은 눈을 따갑게 하고 5년차 복숭아나무는 이제 가지가 뻗어 가끔 허리를 펴려고 일어서려 해도 수시로 머리에 부딪히기 일쑤다.
부딪힌 머리도 아프고 힘이 드니 불쑥불쑥 짜증이 치민다.
가끔 농사가 재미있고 밭에만 가면 마음이 편하다는 사람들을 보는데 그분들의 뇌 구조를 한번 연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기도 했다.
대충 한 고랑을 하고나니 입맛도 떨어지고 거짓말 조금 보태 하늘이 노랗다.
심을까 말까 열 번은 되뇌었던 배추는 결국 쌈 배추라도 하자는 명목으로 심었고 무 씨도 뿌렸다.
이제 배추에 달려드는 벌레와 달팽이를 어떻게 처리하며 관리해야 할지가 관건이다.
농사는 진짜 힘든다.
작물

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