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농사_일기
오늘도 새벽 6시에 밭으로 가 집사람이 고추 수확을 하는 동안 복숭아밭에 물을 주고 대극천 도장지와 주지를 복잡하게 둘러싸고 있는 가지를 쳤다.
며칠 가을바람처럼 공기가 선선해서 좋다고 생각했는데 금세 등허리가 축축해진다.
한 고랑을 마치고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고춧대에 노린재도 있고 끝이 마른다."라고 하는 집사람의 의중을 간파하고 막걸리와 사과식초를 넣고 칼슘을 곁들여 약을 쳤다.
오는 길에 할아버지 생신이라고 내려온다는 손자에게 줄 반찬거리를 사서 집에 왔는데 늘 그렇듯 점심은 또 뭘 먹어야 할지 걱정이다.
마침 마트에서 개업 기념으로 5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준다고 하여 받아온 식빵에다 계란 프라이를 얹어 먹기로 하고 준비해 온 것을 한입 베어 무니 모래알 씹는 것보다 맛이 없다.
역시 공짜나 사은품이나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오늘 수확한 고추를 태양초로 만들기 위해서는 햇빛이 필요하지만 이번 주말에는 예보대로 비가 좀 와서 애간장 마르는 농부님들의 속을 좀 편하게 해주면 좋겠다.
날씨는 자꾸 온난화가 되다가 이제 갈피를 못 잡는 이상기후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농사짓기는 점점 힘들지 싶다.
미국 들어가기 전 추석에 한번 더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어쩌면 2년간 못 볼 수도 있는 손자랑 무얼 하면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지 커피를 마시며 곰곰 생각해봐도 초조하기만 하다.
작물

금수강산

대극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