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오늘은 3일간 힘들게 일했다며 수확은 미루고 신비 신초나 정리하고 고추에 약을 치는 동안 들깨나 옮겨 심자며 밭으로 향했다.
이슬이 마르는 동안 신초 정리를 몇 나무 하다가 고추에 약을 치기 위해 20리터 약통을 짊어지려니 묵직함이 어깨와 허리에 전달된다.
작년과 올해가 다르다는 걸 금방 느낄 수 있다.
고추와 오이 그리고 배나무에 약을 치는데도 날씨가 흐리니 땀은 나지 않는다.
햇빛이 등허리에 닿으면 따끈따끈할 정도로 강해야 모든 과일에는 좋은데 며칠 흐린 날씨가 지속되니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비가 내리는 것보다는 낫다며 스스로 위안 삼았다.
내가 좀 더워도 좋으니 빨리 햇님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아마 하느님이 계시면 더우면 덥다고, 흐리면 흐리다고,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하소연해대니 인간들의 마음은 맞추기 참 어렵다고 할 것 같다.
그러는 와중 꿀복이네 농장 밴드 회원님들의 주문 메시지가 온다.
밴드를 믿고 주문하시는 분들이니 최상품으로 보내드려야 마땅하겠기에 물량을 맞출 수 있을지 밭을 한 바퀴 둘러보니 몇 박스 정도는 나올 것 같다.
수확에 신경 쓰느라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더니 무릎까지 자란 잡초도 있기에 손으로 뽑고 들깨 끝부분도 낫으로 베어주며 이리저리 다니다 보니 금세 열한 시를 훌쩍 넘는다.
하우스 등의자에 앉아 노래도 듣고 커피도 한잔하며 쉬자고 했지만 밭에 나오니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가는 길에 읍사무소에 들러 퇴비 신청을 하자 해놓고는 그새 잊고 그냥 집으로 오고 말았다.
까마귀 고기도 안 먹었는데 요즘은 메모를 하거나 폰으로 사진을 찍어두지 않으면 말 그대로 돌아서면 잊고 만다.
혹시 초기 치매? 아니면 건망증?
올해도 벌써 일 년의 반을 달리고 있으니 내년이면 내 나이 얼마이던고?
그러나저러나 오늘은 동족상잔의 비극 6.25.가 있었던 날이다.
호국영령들의 희생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작물

신비

금수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