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04:30이면 자연스레 눈이 뜨이므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후 양치만 하고 밭으로 향하는 게 루틴이라기보다는 습관이 되었다.
도착하여 베지밀을 하나 마시고 작년에 사용하고 하우스에 쟁여 놓았던 타이벡을 꺼내어 깔기 시작하는데 허리도 아프고 22도밖에 되지 않는데도 땀이 눈으로 파고들어 선글라스를 벗고 소매로 수십 번을 닦았다.
신비 복숭아만 양쪽으로 반을 깔고는 좀 쉬고 싶어 하우스로 집사람을 안내했더니 빵또아 아이스크림 하나를 꺼내주는데 식전이었지만 더위가 가셨다.
허리에는 쪼그려 앉아 하는 일이 속된 말로 쥐약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걸 다시 실감 나게 했다.
식사를 하면 배가 불러 작업이 더 힘들 것 같아 다 깔고 나서 식사를 하고 고추에 약을 치기 위해 준비를 하는데 보험사에서 착과수 조사를 나오겠다는 연락이 왔다.
처음으로 사과식초와 막걸리를 섞어 약을 치고 집사람은 대극천 신초 정리를 하는데 사정인이 와서는 "나무당 126과 이상 달리면 나중 무게 측정 과정이 남았지만 보험 지급이 어려울 수 있다."라고 얘기를 해준다. 눈으로 봐서는 복숭아가 듬성듬성 달린 것 같은데 헤아려 보니 200과 이상이 된다니 박스 수가 많이 나오길 기대해야 겠다.
오는 길에 기술센터에 들러 내일 살포할 미생물을 수령하고 귀가하는데 아들이 헬스하는 것과 닭가슴살 먹는 것 등 부모를 안심시키기 위해 보낸 카톡이 잔뜩 들어와 있다.
점심을 먹고 타국에서도 저렇게 운동하는데 아들과 딸의 부탁인 자전거라도 타야겠다 싶어 밖으로 나왔다.
한참을 달리다 목이 말라 커피 한잔을 사서는 벤치에서 쉬고 있는데 손자와 같은 초등 1학년쯤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할머니 손을 잡고 하교하던 중 마트 앞을 지나며 "할머니 나 배고파"라고 하자 그 말을 들은 할머니가 "점심 안 먹었나?"라고 하니 "그래도 배고파."라고 하기에 마트 가고 싶은 모양이구먼 할머니 마트 데리고 가세요. 했더니 "그럼 가보자."라며 데리고 들어가신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손자와 함께했던 풍경이라 눈에 선하게 다가온다. 내일은 미생물을 주고 남은 대극천 신초 정리를 하고 나면 토, 일은 집사람이 동창회에 간다니 자유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