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어제 친구들과 한잔했지만 이젠 04:30이면 알람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 되었다.
조심스레 스트레칭을 하고 일어나 집사람이 자는 방문을 열어도 기척이 없기에 잠시 놀랐다가 다가가 흔들어 깨웠다.
주섬주섬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밭으로 향하며 창문을 내리니 선뜩한 바람이 들어 다시 올렸다.
밭에 도착하니 어제 이틀 동안 내린 비 때문인지 공기는 유리잔처럼 맑고 푸른 잎들도 색이 짙다.
집사람이 약통에 물을 받는 동안 호스를 연결하고 약을 섞은 후 준비를 마치자마자 "이쪽으로 내려갔다가 올라오면서 양쪽을 치면 되겠다."라고 지시한다.
지시 사항에 복명복창은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고 약을 쳐나가는데 "여기 빠졌다. 밑에서 위로 쳐받으면서도 쳐야 골고루 가지."라는 등 간섭이 너무 과하다 싶었지만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꾹 참았다.
비옷을 입어서 그런지 모자를 쓰고 했는데도 땀이 눈을 따갑게 하여 잠시 약대를 맡기고 손수건을 꺼내 훔치고 나니 한결 낫다.
약을 다 치고 마스크를 벗고 마루에 앉아 좀 쉬었다 하자고 한 후 한숨 돌리려는데 집사람은 호스를 끌어당겨 약통에 담는다.
하는 수 없이 줄 당기는 걸 거들며 이 사람은 지치지도 않나? 앞으로 건강 보조 식품은 안 사줘야 하나? 아니면 나도 같이 먹어줘야 하나? 하는 고민이 되었다.
뒷정리를 끝낸 집사람이 마지막 약인 줄 알고 "아이구 이제 잊어버렸다."라고 한다.
아직 수확 7~10일 전에 한 번은 더 쳐야 할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났으나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작년엔 6월 7일 타이벡을 깔았는데 올해는 이틀 정도 빠른 5일 날 작업하고 수확도 6월 8일 정도 하는 게 가격면에서 낫지 싶다.
이즈음 비가 안 와야 하는데 날씨가 아니 하늘이 도와줄지는 알 수가 없다.
작물

대극천

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