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오늘은 어저께 친구 집에서 얻어 온 신선초와 큰꽃으아리를 하우스 옆과 앞에 심은 후 얼마 전 심은 고추와 오이, 가지, 수박이 뿌리를 잘 내리고 있는지 살펴보니 어제 내린 비 탓인지 제법 싱싱하게 활착하고 있다.
살구는 이미 엄지손톱보다 더 굵어져 있고 복숭아도 곧 솎기 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새끼손가락 한 마디 정도로 자라 있다.
집사람이 부추를 베고 돌나물을 뜯는 동안 옆 밭 그물망을 타고 있는 박주가리를 뽑아내고 이곳저곳 널브러진 받침목도 정리하고 하우스로 돌아오니 "이제 갑시다. 집에 가서 삶아 놓은 산호자 잎 옥상에 널어야 한다."라며 재촉하기에 뒷정리를 서둘렀다.
오는 차 속에서는 오늘처럼 이렇게 농사가 쉬우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약 칠 때 안 되었어요? 치고 바로 솎기 작업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라고 한다.
종일 매달려 일을 해도 일주일은 걸릴 것 같은데 라고 예측해보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하지만
누가 해주지도 않을 거고 내가 끝내야 할 일이니 두려워 말자.
열심히 하고 나면 일은 어차피 끝날 테고 다음 주 주말이면 아이들이 내려온다니 손자랑 재미있게 놀 수 있겠지 라고 마음을 바꾸니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담담해진다.
마음의 지옥과 극락은 내가 만드는 것, 즉 주도권은 나에게 있으니 어떻게 부리느냐에 따라 스트레스의 강도가 결정되는 것이니 다음 주까지 잘 다스려보자.
내일은 휴일이니 맛집에서 점심이나 먹고 뷰가 좋은 카페서 커피 한잔하며 쉬고 모레 약 치자고 하면 이 정도는 집사람이 들어 주겠지.
작물

금수강산

대극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