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어제는 부산 암남공원 둘레길을 거닐며 오랜만에 바다와 속삭이며 정분을 나누다가 스카이파크에서 울려 나오는 '자갈치 아지매' 노래에 힌트를 얻어 자갈치 시장에서 주문한 쫄깃한 자연산 회로 소주 한잔을 즐기는 호사를 누렸다.
오늘은 제법 웃자란 잡초를 없애고 고추 고랑을 만들기 위해 미리 경운기를 복숭아밭에 갖다 놓으려다가 번거롭다 싶어 촌집 뒤뜰까지 내려온 대나무 정리를 하고 대추밭으로 가 2차 두릅 채취와 엄나무 순을 조금 땄다.
봄나물 중의 으뜸인 엄나무 순을 저녁에 혼자 먹으려니 아이들 생각이 나서 택배로 조금씩 부쳐줄까 라며 집사람에게 의견을 물어보니 "줘봐야 해 먹지도 않고 버릴 거다."라며 아예 예단을 한다.
쌉싸름한 게 입맛을 다시게 하던데 젊은 사람들은 이런 맛을 안 좋아하는가 싶어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웬일인지 "내일부터 힘들게 밭일을 해야 되니 좋아하는 커피 오늘은 내가 살 테니 카페에 가자."라고 한다.
입가에 웃음이 맺힌다.
'인생은 괴로움이 있어야 즐거움도 있다.'라고 했지만 어제 오늘처럼 늘 즐거운 나날만 펼쳐졌으면 좋겠다.
어림없는 바람이겠지.
어떤 사람들은 농사가 즐겁다고 하더만 평생 경제의 원리를 따지던 습이 있어서 그런지 노력한 만큼 대가가 주어지지 않는 농사는 썩 내키지 않는 일이다.
작물

두릅

엄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