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오늘은 미리 임대센터에 예약해 둔 파쇄기를 찾아 겨울비를 맞아가며 전정 가지를 정리해 나가는데, 30여 분이 지나자 후줄근한 모습에 측은지심이 들었던지 비는 그쳐준다.
임대센터 직원의 말처럼 먼지가 덜 나는 대신 비 맞은 굵은 가지는 미끄러지며 잘 먹히질 않아 힘은 두 배나 들고 옷은 엉망이 된다.
역시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듯 세상살이가 늘 좋은 것만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다 해결이 되듯 중간에 박카스 한 병으로 목을 축일 때 외에는 쉬지 않고 꾸준히 했더니 열두 시 반쯤에 드디어 2차 파쇄작업이 끝났다.
하우스에 들어와 고픈 배를 베지밀 하나로 달래며 밖을 내다보니 밭은 깨끗하게 정리가 되어 보기가 좋다.
오늘로써 집사람의 잔소리를 듣고 짜증도 내어가며 약 치고 수확하느라 힘들어했던 복숭아 농사는 마무리되며 드디어 농한기에 접어들었다.
이제 짬을 봐가며 대추나무 묘목을 구해 대추밭에 심기만 하면 끝이다.
오후에는 사우나를 하며 아픈 허리도 달래고 피로를 푼 후 오랜만에 친구와 후배를 만나 풍천장어로 폭탄주 서너 잔 마실 일만 남았다.
그리고 내일이면 기차를 타고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며 아들 집에 가서 귀여운 손자랑 숨바꼭질하며 즐겁게 지내다 내려오면 된다.
그때까지 농사야 안녕~~
작물

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