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는 우리 고유의 말이고, -.비누의 일본식 이름 ‘셋갱’을 한자로 쓰면 석감(石鹸), [鹼 소금기 감] -.‘사분’은 프랑스 신부 리델이 국내에 갖고 들어온 ‘샤봉’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
--- 비누가 우리나라에 들어 온 시기로 유럽산 비누는 하멜(1630~1692)을 통해 우리나라에 처음 전해졌고, 비누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쓰이기 시작한 건 개항 이후입니다.
당시 비누는 쌀 한 말보다 비싼 고급품이어서 아무나 쓸 수 없었고 비누 냄새가 나면 부유층이라고 인식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비누 냄새를 '멋쟁이 냄새’ 라 하기도 했고 자신이 멋쟁이임을 강조하려고 맨 얼굴에 비누를 발라 냄새를 나게 하려는 사람들도 있었다니 참 아이러니하네요^^ ---
월남 이상재 선생이 參贊(참찬)벼슬 자리에 계실 때의 일이었다고 합니다. 당대 제일가는 세도 대신 집에서 요샛말로 하면 조찬회(朝餐會) 같은 걸 한다며 모이라는 전갈이 왔답니다. 월남을 비롯, 고급 관료 10여 명이 아침 일찍 그 집 사랑에 모여들었다.
주인 대감은 그제야 사랑마루에 세숫대야를 놓고 막 세수를 하는 참이었다.
그런데, 당시 희귀한 수입품인 서양 비누로 낯을 씻는데 그 주인 얼굴에서 허옇게 일어나는 거품을 모두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을 때, 월남 선생이 주인을 향해 물었답니다.
"대감님, 사향 냄새가 나는 이 물건이 대체 무엇입니까?"
"응, '석감'이라고도 하고, '사분'이라고도 하는 물건인데, 이걸 물에 풀어서 이렇게 문지르면 얼굴의 때가 말끔히 씻긴다네."
그러자 월남은 대뜸 그 비누를 집어 들고는 좌중을 향해 "이거 참 신기한 물건이외다. 우리 모두 이리 와서 이걸 한입씩만 떼어먹읍시다.“ 했다.
주인 대감이 기겁을 하며, "이 사람아! 그건 얼굴이나 몸의 때를 씻어 내는 거지 먹는 게 아니야!"라고 했다. 마치 촌놈 타이르듯이,
그래도 월남은 태연스럽게 손에 들고 있던 비누를 한입 뚝 떼어먹으면서 말했데요.
"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생(侍生)은 지금 우리 고관들 얼굴의 때보다 뱃속, 마음속에 하도 때가 많이 끼어 이 시커먼 속 때부터 씻어 내야만 나라가 바로 될 것 같아 그러는 겁니다."
그의 뼈있는 한마디에 그날 주인 대감을 비롯한 여러 좌중은 차마 웃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했다는 이야길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비누를 요즘 먹어야 할 사람들이 곳곳에 많이 있는 것 같아서 예전에 읽었던 내용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정치하시는 분. 경제 운운하시는 분. 나라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간 윗자리에 계시는 분들, 사리사욕만 채우고 백성이야 어찌 되든 자기 배만 부르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 한 푼 두 푼 모은 고사리손들의 저금통까지 털어서, 불우이웃에게 주기 전에 우선 자기 주머니부터 챙긴 어르신님들, 공적자금 유용한 어르신님들, 각종 부정부패로 물든 어르신님들, 겉은 멀쩡한, 속이 시커먼 음흉한 어르신님들,
모두에게 이 ‘사분’을 보내드려 잡숫게 하고, 시커멓게 낀 뱃속의 엉겨 붙은 때부터 깨끗이 씻겨 드렸으면 합니다.
저도 한 움큼 먹고, 보이지 않는 속 때를 깨끗이 씻어야겠습니다. 그리곤 깨끗해진 마음으로 다시 새날을 노래하고 싶습니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