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후 농부로 삶·
오늘이 있기에 감사함을...
이른 새벽,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내게 주어진
'또 하나의 하루'를
가만히 두 손 모아 감사합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처럼,
내게 남겨진 이 하루가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살아 있음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소중합니다.
소박한 밥상 위
하얀 쌀밥 한 그릇,
정성스레 담긴 반찬
몇 가지. 세상의 모든 진수성찬은 아니지만,
이 음식을 씹고 삼킬 수 있는 건강한 몸과 평온한 마음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가끔,
세상이 내 기대를 어기고
사람들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아도—
그 안에서
내 작은 자존심과 미움을 비워내고
다시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합니다.
그러니 아픔조차도
나를 성장하게 하는 선물입니다.
창밖의 햇살은 오늘도 변함없이
내 어깨 위에 내려앉고,
바람은 귓가에 속삭이듯
삶의 노래를 들려줍니다.
그 순간,
문득 내 안에 고여 있던 말들이 시가 되어 마음에 적히는 걸 느낍니다.
이 감정, 이 감각 하나하나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요.
그래서 나는
오늘 하루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이 세상에
수많은 별 중 하나로 태어난 나, 무한한 우주 속 찰나의 존재이지만
내 안에 흐르는 감정과 사랑만큼은 결코 작지 않음을 믿습니다.
가느다란 별빛 하나에 마음을 빼앗기고,
소리 없는 빗방울 하나에도 눈물이 고이는
그런 맑은 영혼으로,
나는 오늘을 살아가려 합니다.
인생을 산다는 건
결국 나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남이 아닌 나 자신에게 확신을 주는 것,
그 누구보다 나를 믿어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삶도,
사랑도
비로소 가치로 채워집니다.
소중한 당신,
지금 이 순간,
당신 곁에 있는 작은 것들을 한 번만 더
바라봐 주세요.
그리고 조용히 말해 주세요.
“고마워, 오늘.
고마워, 나.
고마워, 살아 있음이여.”
그 한마디가,
당신의 하루를
충분히 아름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떫은 감. 고사리. 두릅. 조피. 밤. 참깨. 들깨 . 검은 콩. 머위를 경작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