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풍모래당근해풍쪽파종구·
2013년, 그리고 2026년
2013년 1월 16일.
나는 제주시청 홈페이지에
“억울함을 호소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행원리는 쪽파 종구를 생산하는 마을이었다.
그런데 당시 나는 중간상인의 담합과 경쟁, 계약금도 없이 이루어지는 거래, 출하하고도 제때 받지 못한 종구대금 문제를 호소했다.
구좌농협이 다시 계약수매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행정에 부탁했다.
시청의 답변은 냉정했다.
구좌농협도 2006년부터 2[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연락처가 삭제 처리되었습니다. ]26년.
나는 다시 쪽파 종구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이 육성한 제주S-12호를 직접 재배하고 실증하면서, 행원리 안에서만 답을 찾지 않고 한림·애월 등 실제 종구 소비지역으로 나가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마침 며칠 전에는 반가운 결과도 나왔다.
제주S-12호가 농가 시험재배에서 중국산 종구 대비 수확량이 약 33% 많았고, 현장평가에서도 88.4점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물론 이것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수량성이 좋다고 반드시 농가소득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재배면적이 늘어나면 가격과 종구 공급체계라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2013년의 나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2026년의 나는 직접 심어보고, 기록하고, 비교하고, 판로를 확인한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전에 실증하고,
확신하기 전에 데이터를 남긴다.
13년을 돌아 여기까지 왔다.
어쩌면 내가 변한 것은 쪽파가 아니라
농업을 바라보는 방식인지도 모르겠다.
2013년에는
“누가 이 문제를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26년에는
“작게라도 내가 검증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자”고 생각한다.
생산은 신뢰이고, 기록은 증명이다.
그리고 실패하더라도 다음 사람이 같은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을 만큼의 기록은 남겨보고 싶다.
2002년 서울에서 행원리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인영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