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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연
걸음마 중인 예비농업인·2026-05-02T13:20:30Z
26년 4월 25일(토) - 심야채밀 및 중력채밀

토요일 21시, 할아버지 구순 잔치 14시간 전.
다음날 오전엔 양봉틀럽 회원분들의 시범 채밀이 예정되어있었습니다

양봉을 시작한 손녀로써. 빈 손으로 가기엔 차마 마음이 내키지 않아 첫 단체 채밀회에 참여할 예정이었지요.

비록 점심식사에는 가지 못하더라도, 커피 마실 쯤 꿀단지를 들고 가면 훨씬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시기가 딱 벚꽃꿀이 모여있을 즘이었거든요. 이전에 수동채밀쇼를 벌이며 딴 벚꽃꿀이 정말 맛있었기 때문에, 꼭 맛보여드리고 싶기도 했더랍니다

그래서 채밀 전날, 양봉 스승님께 시범 채밀회 때 개인 유리병을 가져가면 꿀을 따로 담을 수 있는지 여쭤봤습니다. 고 알량한 유리병은 왜 내밀으려하으냐 물으시기에 사정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꿀 때문에 할아버지와 점심식사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된다시며 21시가 넘은 지금에 꿀을 따러 가자시는 겁니다(?)

자신의 꿀장 8개를 줄테니 숟가락으로 긁으면 500짜리 5통은 나올 것이라며. 당장 시동 걸라 하셨죠. 그리고는 500ml 플라스틱 꿀통 5개를 앵겨주시는겁니다.

그렇게 저는 생각지도 못하게 빈 꿀통과 빈 벌통과 스승님을 모시고 벌통들 앞에 차를 대었습니다. 차의 라이트가 스승님의 벌통들을 밝게 비췄습니다.

저는 밤이니 벌들도 피곤해서 차까지 날아오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곤 트렁크와 창문을 열어두었지요(왜그랫니)

갑자기 벌장으로 오게 된 저는 소비집게도, 훈증기나 붓도 없이 마냥 방충망만 입고 벌통 앞에 섰습니다. 그건 스승님도 마찬가지셨죠. 스승님은 어디선가 주워오신 부지깽이를 하나 들고선꿀장을 뒤적거리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러나 전 몰랐습니다. 밤에 벌들이 그토록 사나울 줄은...
(스승님은 당연히 아셨다고)

오밤중에 집이 털리게 된 벌들은 전에 없던 사나운 기세로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양봉을 배운 이래로 가장 빡친 것이 느껴졌죠. 스승님 말로는 밤과 비온 날엔 벌들이 사납다고 합니다 (아 그럼 미리 말 좀 해주시지)

제대로 된 장비도 없었으니 벌들은 더욱 미쳐 날았습니다. 장갑 낀 손으로만 소비(꿀장)를 보려니 미끄러지기도 했구요. 그럴 때마다 벌들은 더더욱 방충복 밖에서 속도를 더했습니다. 체감상 벌들이 음속으로 날고 있는 듯 했습니다. 소리가 장난 아니더라구요. 어두운 와중에 소리만 웅웅거리니, 4D 공포영화가 따로 없더랍니다.

결국 보다못한 저는 근처에 다른 벌장에 있는 제 소비집게와 붓을 찾아오겠노라 말씀드리고 차를 타고 나왔습니다. 스승님도 '후딱 가져와라'는 비언어적 사인을 주셨죠. 저는 혹여나 벌이 붙었을까, 방충복을 털고 차를 돌려 나왔습니다.

시동을 걸고 200m정도 갔을 즘, 차 안에서 겹겹이 층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브즈즞ㅡ즈즈즈ㅡㅡ'

그렇습니다. 차 안에는 저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야밤의 약탈자를 기필코 단죄하겠다는 자경단 벌 4~5마리와 함께였습니다.

저는 방충복을 벗지 못 한 채 창문을 모두 열고 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이 알아서 풍압에 떠밀려 나가길바라며... 그렇게 이곳저곳 들러 필요한 물건을 다 찾았을 즘. 차에 타니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그들이 이곳을 떠났구나. 안심한 저는 소매를 조였던 벨크로를 잠시 풀었습니다. 그리고 스승님이 있는 벌통쪽으로 몰았지요. 그렇게 핸들을 돌리던 찰나.

왼쪽 손목에 갑자기 220v 전기가 쎄게 꽂히는 듯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바로 느낌이 왔죠. 벌을 배운 이래로 4번째 쏘인 때입니다만, 부위마다 통증이 다르더랍니다. 참고로 머리에 쏘인건 시원했고 다리에 쏘인건 멍이 들었는데, 제일 아픈 곳은 손등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손목에 쏘였죠!

한창 차를 달리고 있던 중이라 벌을 확인하진 못했습니다. 애초에 어두우니 당최 뭐 보이지도 않더랍니다. 차를 멈출 생각도 못하고 그냥마냥 손목을 빼서 창 밖으로 마구 털면서 올 뿐이죠. 내장이 빠져 죽은 그 친구는 아스팔트 위 어디선가 생을 마감했을거에요.

혹시나 남은 자경단이 어쌔신처럼 어둠 속에서 나를 노리고 있진 않을까... 나홀로 난리를 치며 스승님의 꿀통 앞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진정하고 손목을 봤는데 다행히 침은 빠져있었습니다. 벌침이 빠질 정도로 손을 털긴 했습니다만, 진짜 빠졌을줄은 몰랐지요. (벌침을 제거해주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서 혼자 움직이며 독을 계속 주입합니다)

다시금 라이트로 비춘 곳엔 스승님이 안계셨습니다. 설마 벌에게 지신건가 하고 나가보니 어디선가 제 이름을 부르시더라구요. 다시 그 곳으로 차를 몰아 가보니 벌에게 진게 맞으셨습니다.

'쟤네는 사나워서 안 되겠어.'

그래도 저희에겐 다시 장비가 생겼습니다. 꿀장을 안전히 꺼낼 소비 집게가 생겼고, 벌들을 쓸어낼 넓은 브러쉬도 생겼지요. 그렇게 두번째 섹션의 온갖 꿀장을 뒤진 끝에 그나마 꿀이 찬 소비 4장을 축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8장이 목표였으나, 안그래도 스승님은 낮에 있었던 다른 일정 때문에 이미 녹초가 되셨던 상태시고 저 또한 하루 종일 멀리서 일하다가 잠깐 들리러만 온 터라 영혼이 완전 털려버려 그쯤 하기로 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스승님.

헌데 꿀장을 막상 집으로 가져와보니 너무 거대하더랍니다. 원래 소비가 이렇게 컸던가...? 무겁기도 무겁지만, 싱크대 하나를 가득 매울 정도이니. 감히 건드릴 엄두가 나질 않았죠.

그렇게 꿀장을 두고 한참을 고민하였습니다. 스승님은 그냥 숫가락으로 막 파라고 하셨지만, 차마 그럴 수는 없었습니다. 벌들이 고생해서 육각집을 예쁘게 지어뒀는데. 채밀기로 예쁘게 빼지는 못할 망정 긁어 없애라니....! 비록 양봉을 배운지 얼마 안되었어도, 소비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 한들 집에 채밀기가 딱히 없으니, 저는 챗지피티에게 물었죠. 집에서 소비의 손상 없이 어떻게 채밀하나?

답은 간단했습니다. 중력으로 빼!

그렇게 저는 11시부터 하품 없이는 볼 수 없는 초짜의 가정 중력 채밀을 시작했습니다. 새벽 2시까지 이런저런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으나, 요약하자면

일회용 음쓰망을 3겹 겹치면 무서울 것 하나 없다
입니다

밀도 대신 식칼로 봉개를 잘라내고, 잘라낸 봉개는 따로 모아서 음쓰세겹망에 매달아버립니다. 그리고 소비는 큰 냄비에 세워서 담아 두었지요.

다음날 일어나보니 꽤나 많이 모인 꿀들!

그렇게 할아버지께 꿀을 제대로 진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귀한 꿀이니 약으로 드시겠노라며 룰루랄라 가방에 담으셨죠. 남은 꿀은 잘 소분해서 이모들께도 나누어드렸습니다.

비록 손등은 주사와 약처방을 받아야 할 만큼 부어버렸지만, 할아버지의 구순 잔치를 잘 치뤘기에 마음만은 매우 평안하네요.

할아버지 할머니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자연 꿀 만세!!

Ps. 열심히 지킨 소비장은 스승님이 닭밥으로나 줘라 라고 하셔서 결국 제 꿀통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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