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무소주이생기심 ·
오전에는 군마트에 가서 여행에 필요한 장을 간단히 보고 오후에는 헬스장에 가라는 집사람의 지시 사항을 어기고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고 몇 해 전 손자와 캠핑을 했었던 동촌 유원지로 라이딩을 나왔다.
몇 달을 세워 두었지만 덮어둔 커버 탓인지 상태는 깨끗했으나 바람이 조금씩 빠져 있기에 강변 충전기에서 보충을 하고 달려보니 시원한 바람이 귓가를 스치며 지나간다.
벤치마다 거북목을 하고 인터넷 서핑에 빠져 있는 분들의 곁을 휙 지나치며 휴대폰이 다정한 친구 역할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 시간을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후 옛날 그 자리를 둘러보니 갑자기 그리움이 밀려오며 가슴이 묵직해진다.
이틀 후면 22일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손자이지만 보고 싶고 그리운 마음은 가이없다.
추억의 장소가 바로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와 빵을 사서 그날의 일을 더듬으며 자판을 두드려 나가는데 괜히 눈가가 촉촉해진다.
이런 할아버지의 마음을 손자는 알 리 없겠지.
벌써부터 전화를 하면 "할아버지 왜? 나 지금 바빠, 끊어"라고 하는 걸 봐서는 말이다.
앞으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친구도 사귀고 학교와 학원 등 과외 수업에 매달려야 하니 자연스럽게 거리는 더 멀어지는 게 기정사실이겠지.
그래도 죽는 그날까지 멀리서 해바라기처럼 쳐다보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있겠나?
그러나저러나 내 마음을 하늘도 알았는지 눈물을 한방울, 두방울 같이 흘려주기에 조금 위안이 된다.
하늘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 전에 어서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