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 오후 밭에 심어놓은 배추와 무우가 잘 크고 있는지 그래도 혹 나을 기다리 지나 않을까 괜한 생각에 비옷을 주섬주섬 주어입고 텃밭으로 가본다 파랗게 자란 배추와 무우 들이 가을 빗물에 촉촉히 젓어 있다 푸른 배추 잎 사이로 빗물이 슬픈 눈을가진 아이의 눈물처럼 흘러내린다 찬바람이 비와 함께 소스라치게 온 몸을 할퀴고 지나간다 바람결에 나부끼는 푸른 잎들이 왠지 마음을 엇잔게 한다 괜한 마음 이러니 가을비가 몹씨도 불편하게 느껴지는 초가을 비 비오는 오후에 조용하고 쓸쓸한 농막에 앉아서 이런게 쓸쓸함일까 이러는것이 외로움이라고 하는 것 일까 보내는 세월의 이별 들이 한많은 탓도 있으리라 익어가는 나이 탓도 있으리 어째든 오늘 푸른 색을 가진 배추와 무우가 비에젖어 있어도 줄기마 마다 생동감이 있어 좋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