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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어제 밤에 소복하게 눈이 내렸다.
차위와 담장위에 하얀 눈이 솜덩이 같이 푹신하게 쌓였다.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온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덮혔다.
내일까지 눈도 더 내리고,
기온도 더 내려간다는 예보가 있다.
어릴적 우물가 장독대에 소복하게 내린 눈을 입을 대고 핥아 먹었던 추억이 새로운 아침이다.
옛날 "시룻번"을 기억하시나요?
옛날 시루떡을 만들 때 떡이 설지 않게 솥과 떡시루 사이를 김이 새지않게 바른 것을 "시룻번"이라고 한다.
요즘은 많이 사라졌지만 개업을 하거나 이사를 하면 시루떡을 만들어 이웃에 돌리며 인사를 했다.
한문으로 "증병(甑餠)"이라고 하는 시루떡은 주로 맵쌀이나 찹쌀을 섞어 떡가루를 만들고,
고물은 붉은 팥이나 녹두, 깨 따위를 얹어서 만들었다.
특히 고사를 지낼 때는 붉은팥을 고물로 쓴 시루떡을 젯상에 올렸는데,
이는 잡귀가 붉은색을 무서워해 액을 피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장 친근한 시루떡이지만,
만드는 과정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물에 불린 쌀을 절구통에 넣고 도굿대로 빻아서 쌀을 체로 거르고 싸래기는 다시 절구로 빻아서 가루로 만는다.
팥은 얼게미로 쳐서 고운 가루를 만드셨다.
체는 가는 망으로 만든 것이고,
얼게미는 굵은 망으로 만들었다.
1년에 10번이 넘는 제사 때마다 울어머니께서는 늘 이렇게 손수 떡쌀과 고물을 만드셔서 떡을 만들어 제사상에 올리셨다.
겨울철에는 무우를 채로 썰어 넣어 무우떡을 만드시기도 하셨다.
체로 걸러낸 고운 쌀가루와 얼게미로 거른 팥고물을 시루바닥에 얇은 천을 깔고 그위에 한겹한겹 쌓아 올린다.
여름에는 시루떡이 서로 달라 붙지 않게 칙잎을 깔고 떡을 안치기도 했다.
옛날 어르신들께서는 옹기로 만든 시루에 떡을 만드셨는데 요즘은 양은솥이 대신해주고 있다.
이렇게 해서 솥에 있는 물을 끓여서 수증기로 시루속에 쌀가루를 찐다.
찰곡식의 경우 열이 지나치게 강하거나 오래 찌면 떡이 흠뻑 젖어 질퍽거리고,
반면에 열이 약하면 김이 제대로 통하지 않아 아래는 익고 위쪽은 아예 익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성을 다해야 제대로 된 시루떡을 맛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정성이 부족해서 시루떡이 설었다"는 속담도 있다.
가끔씩 젓가락 같은 것으로 찔려서 잘 익었나 확인을 하기도 했다.
시루떡을 찔 때 물을 담은 솥에 시루를 얹고 물을 끓여서 떡을 찌는데
시루를 솥에 안칠 때 그 틈에서 김이 새지 못하게 바르는 반죽이 "시룻번"이다.
솥과 시루 사이의 틈에 밀가루 반죽을 붙여 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했다.
이 때 반죽한 밀가루를 "시룻번"이라고 했다.
떡을 골고루 잘 익게 하기 위해 솥전과 시루가 맞닿는 부분을 빙 돌아가며 반죽을 붙인다.
이때 사용하는 반죽은 대부분 밀가루 반죽이다.
그러나 부유한 집에서는 쌀가루 반죽을 사용하기도 했다.
떡을 찔 때 아이들은 구어지다시피 노릇노릇한 시룻번을 먹을려고 서로 아궁이에 불을 땔려고 했다.
떡이 다 되었을 때쯤 엄마가 칼로 그것을 떼어주면 바삭거린 주전부리가 되기도 했다.
시루떡이 잘 익히기 위해 만들어 붙였던 "시룻번"은 먹을 것이 부족했던 시절에는 떼어 먹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떡은 아니었다.
어쨌든 시룻번을 발라 찐 시루떡은 떡가루와 그 사이 놓인 고물로 인해서 좌우로 층을 이룬다.
흰쌀가루와 팥고물이 차곡차곡 쌓여서 이쁘기도 했다.
요즘은 이사할 때랑 개업할 때 애기들 첫돌 때 시루떡을 돌리는 풍습이 없어진 것 같다.시루떡 대신에 롤케익으로 돌리는 경우도 있었다.
시루떡이 필요하면 떡방앗간에 맞춤으로 주문하면 간단하게 해결되기도 한다.
아직도 우리는 차를 새로 구입했을 때 팥시루떡을 상에 올리고 고사를 지냈다.
이런 내가 옛날 사람이구나!싶다.
간도 치지않은 밀가루로 만든 "시룻번"이 뭐가 맛있었을까요?
먹거리가 부족했을 때 "시룻번"을 먹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시룻번"을 기억하는 세대는 옛날 사람들이 아닐까?싶습니다.
Farm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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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용인유영동(尙沅)
답변왕
18개월 연속출석왕 ·
네 저도 감기몸살로 어제 병원에 다녀왔는데 독감환자가 말도못할정도로 많더군요. 유일기님도 감기조심하세요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고생하셨네요.
이번 독감이 지독하다고 하더군요.
요즘 사람 많은 곳은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닙니다.
주위에 독감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경기용인j.y.park
모두소통,함께행복하기·
독감이 유행합니다
면역관리 잘하셔야됩니다
경기용인j.y.park
모두소통,함께행복하기·
추억을 소환하는 글이기에
매우공감가는 말씀이네요
오늘도 덕분에 옛날추억을
떠올리며 혼자피식 웃으니
짝꿍이 뭐가 재미있냐고하네요
암튼 배고픈시절을 겪은세대라
추억거리가 많지요
감사하게 보고갑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날씨가 많이 차갑습니다.
따뜻하시게 하셔서 감기 걸리지 않으셨스먼 좋겠습니다.
다 옛날 지나간 추억인데
어쩔땐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기도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경기용인유영동(尙沅)
답변왕
18개월 연속출석왕 ·
유일기님 또 어릴적 추억을 소환하셨군요 시룻번이 뭐가 맛있다고 서로 다투던 그때가 더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요 ㅎㅎ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네.
별일 없으시지요?
오늘은 눈이 내렸어도 날씨가 포근해서 녹아버리네요.
내일과 모레가 염려스럽습니다.
늘 조심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경북영덕명한
옛 기억나게해주는 글이네요
감기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네.
날씨가 너무 차갑습니다.
명환님 계신 곳은 더 차갑겠네요.
따뜻하시게 하십시요.
늘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충남부여이명희
지금 떡을 다 사서 먹으니ᆢ 옛일 이네요 힘들었으나 추엌은 아름 답네요 감기 조심 하십시요~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날씨가 엄청 차갑습니다.
내일은 더 춥다네요.
이젠 제사를 모실 때 시장 떡골목에가서 만원만주고 두팩을 사서 올립니다.
어머니 제사와 명절 차례상에는 집에서 쑥인절미를 하고요.
어머니께서 제사를 모실적에 성의껏 음식을 준비하시는 모습을 늘 보았답니다.
이제 양은으로 만든 시루는 멸치액젓을 내릴 때 항아리에 올려놓고 사용하게 되었네요.
지금도 시골 장독대에 커다란 시루가 있는데
살살 트기 시작하더군요.
늘 조심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남무안김 농부
무안 농부·
거의 잊혀져가는 시룻번이네요
기억은 나는데 이름은 몰랐어요
떡 익기보다 시룻번
언제 먹는지 기다렸어요 떡은
익어도 상에올리고
먹어야해 시룻번 먹
으려 했죠 먹을게 부족했던 그시절이
생각나네요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날씨가 엄청 차갑습니다.
전주가 영하 12도는 아두 드문 일이거든요.
부안에는 눈도 많이 내렸겠네요.
강추위에 별일 없으신지요?
다행하게도 날씨가 풀린다고 합니다.
추위에 따뜻하시게 하시고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경기고양성순옥
낱말의 새로움을 추억을 통해서 새로새록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려 봅니다.전쟁뒤 고달폈던 그시간을 이겨낸 격정의 세월속에 우리세댄 편하게 잘살게 되었음을 가끔 잊고살진 않나 싶네요.
나이들면 폐렴과 대상포진주사들 꼭 맞으세요.후유증이 커서 삶의질이 떨어지니 꼭들 챙기세요.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고맙습니다.
성순옥님 말씀대로 나이가 들어갈수록 면역력이 떨어진 것 같습니다.
폐렴과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꼭 해야겠더라고요.
날씨가 차갑습니다.
내일 아침 기온이 이번 겨울들어 가장 낮다고 합니다.
따뜻하게 하시고
늘 건강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