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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금정토마토17268
답변 고수
취미로 소일하는 농부·


팔순이 넘은 어머니를 식당에 버려두고 도망친 아들을 감싸며 벙어리 행세를 하는 어머니...

그렇게 정성으로 기른 자식에게 짐짝이 되어버린 노인의 신세,

그런 아들을 감싸며 벙어리가 된 어머니...

가슴을 울리는 글입니다.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버려지는 짐짝들이 되는 세상이 되지 않기를... 삶이 다하는 순간까지 최선으로 부모님을 공경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짐... 벙어리 어머니’

청록빛 하늘이 지우진 자리에 찾아온 어둠과 함께 아들로 보이는 남자의 손을 잡고 작은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는 할머니는 한눈에 보아도 팔순이 족히 넘어 보였다.

남자의 하얀 수염이 돋아난 입술에서 국밥 두 그릇과 소주 한 병이란 소리가 터져 나온 얼마 후,

탁자에 놓인 국밥만 말없이 훌쩍거리고 있는 할머니와는 달리 아들로 보이는 남자는 소주만 연거푸 들이키고 있는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던 기운찬 달도 졸음이 오는지 별빛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을 때 남자는...

“엄마…. 담배 한 갑 사 올테니 국물까지 다 드세요“

바람을 세워 만든 각진 목도리 하나를 남겨놓고 한 시간이.... 두 시간이 지나도 남자는 돌아오질 않았다.

“할머니... 아드님한테 연락 한번 해보세요“

할머니는 실어증이 걸리셨는지 입술을 꼭 다문 하늘처럼 아무 말도 하질 않고선 누가 슬픔을 권한 사람처럼 고개만 숙인 채 주인 부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여보…. 말을 못 하시나 보네 예“

여주인의 말을 받은 남자는 “그러게 말이야.. 큰일이네!
문 닫을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우째야 되겠노?“

“철이 아버지요. 요 앞 지구대에 당신이 퍼떡 데부다 주고 오이소“

그렇게 서투른 이별을 하고 난 다음 날 저녁 “아이고.. 김순경 님이 어쩐 일이십니꺼?”

“저 어제 데려다 주신 할머니 말이에요. 혹시 아들 인상착의나 뭐 소지품 같은 건 없었나요?

할머니가 통 말씀을 안 하시니...“

다시 못 볼 가을을 보낸 눈빛으로 구겨진 하늘만 원망하며 지구대에 앉아 계신 할머닐 안쓰럽게 바라보던 부부는
“일단 할머니가 통 못 드셨다 하니 우선 따네 곡기부터 채우면서 제가 한번 물어볼 테니 일단 우리 집으로 모시고 가께예“

“아…. 그래 주시겠어요. 전 그럼 관내 순찰 한번 돌고 오겠습니다.“

할머닌 자신 앞에 놓인 국밥을 주인 부부 앞에서 염치없이 먹기가 그러했는지 서툴게 쥐어진 수저질만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맞은편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남자 손님 하나가 얼큰히 올라온 취기를 내뿜으며 한마디 거들고 나선다.

“딱 보이까네..
아들이 버리고 간 거네“

“에이 김 씨….
할머니 다 듣는다. 그만해라”

“말도 못 하는 벙어리인데 듣기는
뭐 듣는다고 그랍미꺼“

남자는 주인 부부를 올려다보며 달려드는 땡벌처럼 한마디 더 거든다.

“보이까네 딱 짐이네…. 짐, 형님…. 알죠! 짐짝 말임미더”

“허허 이 사람이..
그만 먹고 인자 일나라.”

“부모는 돈 떨어지면 그날로 자식한테 냉대 받는다는 걸 알면서도 왜 다 내놓고 마는 건지…

지도 부모지만 그 속을 모르겠심더.

"자식 얼굴에 웃음이 지워지는 건 못 보는게 엄마 아니겠나."

“ 부모에게 은혜를 갚으러 나온 자식과 빚을 받으러 나온 자식이 있다더니만 세종대왕한테 따질랍니더.

왜 어머니라고 지었는지 말임미더“

“어머니란 이름이 뭐 잘못된기가?“

“하모에! 어머니…. 머니 머니 머니
그라니까네 자기 엄마만 보면
돈 돈 돈 하는 거 아입미꺼“

주인 부부는 수많은 것을 조건 없이 받고도 외면하는 자식 앞에서 침묵으로 세상의 강을 건너는 저 나무를 닮은 할머니의 모습을 보며 함께 아픔을 느껴가고 있었다.

하늘…. 바람…. 구름…. 햇살...

고아로 자라 변하지 않는 것들이 주는 행복을 알고 있었던 식당 부부는 자식에게 생을 주고도 자신의 삶까지 내어 줘야 하는 할머니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기에 겨울 들녘 빨랫줄에 걸린 것 같은 외진 가슴을 따스한 봄볕 같은 날들로 채워가며 느껴보지 못한 정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할머니.. 그냥 쉬시라니까예“

떠나는 봄을 붙들고 싶은 표정만 짓던 할머니가 밥값이라도 해서 짐짝 같은 자신의 신세를 면해보려는 맘을 잘 알고 있는 부부의 입에서 나온 말에 더 미안해서인지 설거지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에 “그냥 놔두시고 여기 오셔서 저희랑 아침밥 드세요“

따스한 밥 한 그릇으로 마주한 행복까지 얹은 세 사람의 달달한 하루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모처럼 식당 문을 닫고 쉬는 휴일 오후 나들이 나온 햇살을 모아놓은 옥상에 앉아 할머니의 염색을 해드리며 발톱도 깎아 드리고 있는 부부.

"할머니! 이러니 십 년은 젊어 보입미더.."

"할머니.! 이제 저랑 요 앞 읍내에 있는 목욕탕가입시더 제가 등도 밀어드릴께예"

부모의 입안에 든 것까지 빼먹는 자식을 낳고 기른 자신을 생각하며 할머니의 그 웃음은 곧 눈물로 변하고 있었지만 스치는 인연을 붙들어 가족이란 울타리를 엮어가고 있는 부부의 얼굴은 봄을 찾아온 나비 같아 보인다.

마른 날들이 이슬에 젖어 한 장 두 장 넘어가던 어느 날 김순경의 손에 붙들려온 아들을 보며 할머니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할머니 아드님이 버리고 간 거 맞죠?“ “...............“

“그럼…. 일단 지구대로 가서 더 조사해서 처리할게요” 라며
아들을 데리고 나가려는 그때,

세상 이야기 다 들어도 말하지 않는 하늘처럼 굳게 다문 할머니의 입술에서 외마디 비명 같은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니예유... 우리 아들이 버린 게 아니라 아들이 힘드니까 제가 버려 달라고 부탁한거여유..“

험한 세상을 헤엄쳐 찢겨진 가슴을 더 열어 보일 게 없는 얼굴로 그 자리에 주저앉고만 할머니는 " 더 이상 짐짝이 될 순 없었으니깐유"

버림받은 이별의 아침에 꽃을 선물하듯 내뱉는 소리에
"할머니! 말씀하실 수 있으면서 왜 여태껏 안 하셨어요?"

산에다 자신을 버리고 가는 자식 내려갈 길을 걱정하는 게 부모이기에 말해봤자 자식욕 밖에 더했겠느냐는 듯
둘 곳 없는 눈동자를 외진 가슴에 쑤셔 넣더니 세상을 돌다 온 바람을 안고 돌아서 가는 아들의 뺨 위에 흐르는 저 눈물이 마지막 눈물이기만을 기도하고 있었다.

할머니는 주인 부부의 손을 잡더니 이 세상에 더 이상 마주할 수 없는 행복을 안고 떠난다며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를 보석 같은 눈물로 대신하고선 자식이 머무는 곳이 어미가 있어야 할 곳이라며 아들을 따라 멀어지고 있는 할머니가 걸어 나간 자리에 엄마라는 가슴에 새겨진 회한의 삶의 조각 하나가 그 자리에 떨어져 있었다.

부모는 자식을 낳았지만 자식은 부모를 낳지 않았다는...

~ 노자규의 골목 이야기에서 ~

독일 속담에 "한 아버지는
열 아들을 키울 수 있으나,
열 아들은 한 아버지를 봉양키 어렵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경남거제김삼철
답변 고수
텃밭은 내 놀이터 ♡·
부모마음 자식이 알까요 ? 모두가 가난
에서 시작 됩니다
젊을때 열심히 돈벌어
노후엔 편히 살아야
합니다
경남합천김창규
임산물을 제배하고 있습·
자식은 부모를 버려도 부모는 자식을 버리지않는다
우리가 늙어면 어찌될지 모르지만 자식에게 줄게 있어도 죽기전에는 손에 꼭 쥐고있어야 할것이다
경기고양이명화
즐겁게 밭에서 놉니다.·
가슴깊이 새겨야 일이지만...
눈앞에 현실은
어려운걸 보면서...
조금만 도와주면...
소도 언덕이 있어야한다는 말처럼!
그래서 부모겠지만!
아침부터 찡 하네요.
경기포천조애연
죽을때까지 쥐고 죽어야 하다니~~눈물이 쭈루룩^^

자유주제모임의 연관글

♡ 우리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 1989년~1997년 공중파에서 방송한 ‘우정의 무대’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군부대를 찾아가 군인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특히 ‘그리운 어머니’라는 코너는 인기가 높았습니다. 군부대에 복무 중인 군인 중 한 명의 어머니가 아들 몰래 해당 부대를 찾아와 사회자와 인터뷰를 진행하면 군인인 아들은 목소리만 듣고 어머니를 확인하고 맞추면 어머니를 등에 업고 그 자리에서 바로 포상 휴가를 떠나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면 무대 위로 장병들이 우르르 뛰어나와 너나 할 것 없이 “뒤에 계신 분은 우리 어머니가 확실합니다!” 라고 우겨대는 모습이 백미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늘진 표정의 한 장병이 “뒤에 계신 분은 우리 어머니가 아닙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장병의 어머니는 아들이 입대하기 일주일 전 세상을 떠나셨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그립고 너무 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어머니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어머니’라는 말에 반응해서 그만 무대 위로 올라와 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무대 앞으로 나온 다른 장병의 어머니는 자기 아들보다, 어머니를 잃은 그 장병을 더 애절하게 안아주며 위로해 주었고 그 모습을 본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주고 또 주어도 더 주지 못해 늘 안타까운 사람. 자식을 위해서라면 자기 손이 다 닳아 없어져도 마다하지 않을 사람. 고향 집의 아랫목처럼 언제나 그립고 따뜻한 사람. 듣기만 해도 먹먹해지는 이름, 그 이름은 ‘어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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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없이 볼수없는 감동글•♡☆ 🤩 남편의 마지막 선물 🤣 부모로써 자식으로서 꼭 봐야 할 현실과 같은 실화 입니다. 😢 ♡ ♡ ♡ ♡ ♡ ♡ ♡ 남편은 육군 대령으로 재직하다 예편한 충직한 군인 이었습니다. 정년퇴직하고 시골에서 그렇게 해보고 싶어했던 농장을 하며, 그동안 힘들게 산 대가로 노년의 행복을 보상 받으리라 늘 설계하며 살아 왔습니다. 저녁노을이 풀어놓은 황금빛 호수같은 텃밭에 상추를 따서 저녁을 차리려는데, 아들내외가 퇴임을 축하 드린다며 찾아 왔습니다. 모처럼 행복한 저녁을 먹고난 후 아들내외는 드릴 말씀이 있다며 응접실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아들 내외의 뜻밖의 소리, 지금하는 식당이 비전이 없다며 지인의 소개로 떼돈되는 사업이 있는데, 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들 내외를 돌려보내고 깊은 시름에 빠진 내외는 서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밤잠을 못 이룹니다. 몇 날 며칠 그렇게 밤을 보낸뒤 아내의 간곡한 청도 있고 해서 아침 일찍 아들에게 송금을 하고 들어오는 남편 ~ 아내를 보구선 "자식은 저승에서 온 빚쟁이라 더만 ..." 한마디 하고선 냉큼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처음에는 번질나게 사들고 부모님 집을 드나들던 아들내외의 발걸음이 뜸해지든 해 ~~ 밤늦게 빚쟁이들에게 쫓긴다며 도피자금을 달라는 아들놈, 아버지는 어이가 없어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엄마를 붙들고 온갖 애원을 하는 아들놈 쉽게 뿌리치지 못하는 엄마 ~~ "그래 밥은 먹었어" "엄만 지금 밥이 문제야" "날 밝으면 아버지 설득해 볼테니깐 어이 들어가 쉬어" 다음날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아들과 아내는 처분만 기다리는 죄수처럼 고개만 숙인 채 멀숙한 눈빛으로 서로를 훑어볼 뿐입니다. "이 집은 절대 안 된다" "네 할아버지때부터 4대가 내려온 집이야" "절대 팔 수 없다" 단호한 아버지 말에 ~~~ "아버지도 할아버지한테 물려받은 거잖아요" "저도 손자인데 권리가 있잖아요"라는 말에 빰을 후려치는 아버지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는 안절부절 못합니다. “아버지 이제는 죽어도 절대 안 올거예요“ 라며 대문을 박차고 나가버립니다. 아들이 그렇게 돌아간 뒤 남편은 말없이 창문을 바라보며 담배를 피워댑니다. 아내는 부엌 한편에서 애꿎은 그릇 나부랭이들만 닦아대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의 아픔이 스며든 어느날 ~ 며느리가 대문을 열어젖히고 들어옵니다. "어머니, 어머니" "애 아빠가 죽는다고 전화가 왔어요" 어딘지 말을 안하고 잘 살아라며 아이들 부탁한다며 전화를 끊더랍니다. "어머니" "어머니도 이집에 몫이 있잖아요" "아버님한테 달라고 하셔요" 한참을 울먹거리다 머뭇거리든 아내가 남편에게 악다구니를 피워댑니다. "당신이 정 그렇게 나온다면 이혼합시다" "여보 어떻게 그런 말을 ..." "이혼하고 내 몫 주셔요, 그 돈으로 아들 살릴랍니다." 방바닥에 고개를 묻고있는 며느리의 얼굴엔 알 수 없는 미소가 번집니다. 냉골이 다 돼버린 집안에 사흘이란 시간은 일 년보다 길어 보입니다 오늘도 며느리한테 온 전화를 들고선 밖으로 나가는 어머니는 무슨 말인가에 강한 결심을 한 듯 남편 앞에서 짙은 어조로 첫말을 띄웁니다, "주셔요 내 몫" "오늘 이혼하러 갑시다" "당신 정말 이렇게까지 ..." 말없이 눈물을 훔쳐낸 남편이 방으로 들어가 무언가를 가지고 나옵니다. 「인감도장과 신분증」"갑시다 법원으로" 법원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운전석 뒤에 앉은 남편과 뒤문 옆에 앉은 아내 사이엔 적막이 흘러갑니다. 운전석 후방 거울 너머로 보이는 아내의 표정은 슬픔으로 군불을 지핀 듯 어둡고 냉담함이 교차하는 듯 합니다. 가슴에 응어리를 안으로 녹이면서 법원을 나서는 두 사람 ~ ~ "임자 거처할 곳은 있소" 남편의 말에 “걱정 말아요 애들이 좋은집 마련해 준다 했으니” 되돌아가고 싶은 목소리는 마음으로만 되뇌어 집니다 당신 있는 곳이 너무 먼 곳이 아니었으면 좋으련만 ~~ 앞으로 아픔이 낳은 이 시간이 지나는 자리마다 익숙한 것과 헤어져야 할 아내가 먼저 마음 쓰이는 남편 입니다. 나에게 아내란 ~ 새에게 하늘과 같은 것, 원하지 않는 이별을 자식 땜에 하게 되는 순간이 살면서 오리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는데 ~ 의미없이 뜨고지는 저 해와 달이 원망스러워집니다. 허망함을 속내로 감추고 지난날 회한의 정을 눈가에 이슬로 매단 채 다른 길로 걸어가는 두 사람, 35년 결혼생활이 이렇게 허무하게 깨어지는 게 믿기지 않는 남편은 ~ 내 맘과 다른 무정한 당신이 빈 하늘로 남겨준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허접한 선술집에 앉아 굳어가는 혀끝을 술로 적셔내며 뜻하지 않은 이별 앞에 눈물과 절망을 술잔에 담습니다. 「텃밭에 오이나, 밤하늘에 초승달이나, 내 맘이나, 굽은 것 똑같은 밤입니다」 아내를 기다렸든 아들 내외는 엄마가 건네는 돈을 건네 받으며 "엄마 걱정 마" "이것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는 장사는 대박이야" "어머니 저희가 생활비 섭섭지 않게 매달 보낼게요" 천국 문을 통과한 영혼처럼 밝게 달려 나가는 아들 내외를 보면서 후회가 밀려옵니다. “이게 아닌데 ... 이게 아닌데 ...” 씻지 못한 얼룩이 되어버린 시간은 돌이켜 지질 않는데 때늦은 안타까움이 밀려듭니다. 처음 몇 달간은 말 없어도 들어오든 생활비가 한 달을 건너 띄더니 이제는 들어오질 않습니다. 공공 근로와 허드래 청소일로 연명하며 딸이 보내주는 생활비로 간신히 살아내기도 빠듯합니다. 오늘은 손주놈도 보고 싶고 아들 소식도 궁금해 아들내외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찾아가는 엄마, 행색이 남루한 시어머니를 가게 밖으로 등을 떠밀듯 나와서는 "왜 말도 없이 찾아오고 그래요" "장사 잘되면 보낼테니 오지 마셔요" "아니다, 아가 손주놈도 보고 싶고 아비도 보고 싶고 해서 온거여 돈 때문에 온 건 아냐" "됐고요, 애도 학원 다닌다고 바빠 저도 얼굴 못 본지 오래 됐어요" 며느리는 매몰차게 내뱉고는 쫓기듯 돌아서 들어가 버립니다. 훌쩍 떠나버린 바람을 바라보듯 그 모습을 바라보는 남자가 있습니다. "남편" 입니다. 퇴행성 관절염으로 겹겹이 아픔을 덧칠한 몸으로 마디마디 늙어가는 초침을 닮아가는 아내, 슬픔이 말라붙은 남편의 가슴에도 아련함이 찾아오고야 맙니다. "여보" 눈물로 섞여 나오는 남편의 말은 귓전에 맴도는 메아리가 되어 흘러갈 뿐입니다. 며칠이 흐른 어느 날 ~~ 딸이 아버지를 찾아왔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엄마의 병원비 때문입니다. 말없이 따라 나선 아버지는 병원비를 계산하구선 아내가 있는 병실로 들어옵니다. 남편은 아내의 얼굴을 보자 타다만 상처가 떠오르지만 안도의 숨결을 먼저 내어놓습니다. 고개는 남편을 의식한 듯 외면하듯 돌아서 있는 아내 ~ 병원앞 파란 눈뜬 공원에 마주 앉은 세 사람 ~~ 「이렇게 마주 앉아보는것이 얼마만인지.」 "여보" 내가 그때 이혼에 응해 준 것은 이렇게라도 해야 절반이라도 지킬 수 있었기에 ... 앉기 위해 새가 날 듯 ~~ 그런 속내를 이제야 알아버린 게 미안한 딸과 아내는 눈물만 흘립니다. 남편은 슬픔에도 시들지 않는 꽃처럼 아내를 감싸 안습니다. 그 돈으로 작은 아파트를 구입해서 지내고 있으니, 우리 두 사람 작지만 살 수 있어 “ 같이 합칩시다 ” 아내와 헤어진 뒤 남편의 하루는 바람을 배고 잠든 날들이었기에 아내에 대한 그리움으로 허기지고 찌든 집을 며칠 전부터 도배랑 집안 청소에 분주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남편이 아내의 짐을 가지러 오기로 한 날입니다. 아내는 이사 갈 준비에 도우러 온 딸과 함께 집을 꾸린다고 분주한 모습입니다. 약속된 시간을 지나도 남편은 오질 않습니다. 딸이 여러 번 전화를 해도 아버지는 받질 않습니다. 두 사람은 황급히 남편의 집으로 달려가보니 아내를 찾다 끝내 누르지 못한 채 펼쳐진 전화기를 손에 쥔 채 남편이 죽어 있었습니다. "심장마비" 아내와 이집에서 같이 살 그날만을 기다리다 ~ 그날이 되는 날, 남편은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장례를 치르고 유품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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