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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소반(小盤)이란 짧은 발이 달린 작은 상(床)을 말한다.
옛날 부엌을 정제 또는 정지라고 불리었다.
불을 지펴서 밥을 짖기 때문에 2개이상 무쇠솥이 걸려있다.
부뚜막에는 식초를 기르는 간장통과 식초통이 있었고,
씽크대 대신에 구시라는 커다란 통나무를 가운데를 파내서 그릇을 씻었고,
찬장 대신에 대나무를 엮어서 만든 살강이 있었다.
구시옆에는 뒤안에 있는 우물에서 물을 퍼다가 담은 커다란 항아리도 있었다.
정제에서 밥을 지어서 안방과 부엌으로 연결된 작은 부엌문으로 음식을 날랐다.
정제 대신에 입식부엌이 만들어지면서 씽크대가 놓여지고 부엌에 식탁이 있어 의자에 앉아서 식사를 하게 되고 좌식생활에서 벗어나 입식생활이 시작되면서 네모난 밥상과 둥그런 밥상이 사라졌다.
다과상이나 찻상, 겸상보다는 혼자 식사할 때 쓰였던 동그란 다리가 달린 작은 상(床)이 소반이라했다.
또한 부엌과 안방으로 연결되는 부엌문이 작아서 큰상보다는 소반이 많이 사용했다.
어릴적에 아버지께서 늦게 퇴근하시면 부뚜막에 상보를 덮어서 밑반찬을 올려 놓은 개다리소반에 부엌문을 통해서 저녁식사를 올려드렸다.
겨울철에는 아궁이 잔불에 찌게냄비를 올려놓고 아래묵 이불속에 밥그릇을 묻어서 찌게와 밥을 식지않게 했다.
밥을 먹는 사람들 수에 따라서 2명이 식사를 할 수 있는 겸상이 있고, 4명이 같이 식사를 할 수 있는 4인상과 여럿이 둘러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둥그런 밥상이 집집마다 몇개씩은 다 있었다.
우리집에는 아버지와 할머니께서 드시는 겸상과 머슴들이 식사하는 겸상, 식구들이 같이 식사하는 4인상 늘 이렇게 3개의 밥상을 어머니께서 차리셨다.
저희집은 머슴을 2명을 두면서 농사와 살림을 하셨는데 제가 군에서 제대하던 해에(1976년)머슴살이가 없어졌다.
평생 남의 식구를 삼시세끼 때마다 식사준비를 하셨는데 머슴살이나 사라지면서 남의식구 식사준비를 하실일이 없어진 대신에 그 많던 일을 어머니께서 도맡으셨다.
농사일과 집안일이 힘은 드셨지만 남의 식구 식사준비를 하시지 않은 것이 더 편하시다고 하셨다.
머슴상에는 늘 따뜻한 밥과 국물이 있어야했기 때문에 식사준비가 많이 힘드셨나 봅니다.
요즘 다들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부부만 식사를 할 때는 대충 챙겨서 하다가 자식들이라도 내려오면 반찬을 신경쓰는 것과 같은 마음이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명절 때나 잔치 때 제사를 모실 때 회식을 할 때 여럿이 모여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커다란 장방형으로된 큰 상인 교자상(交子床)도 있었다.
자식들이 결혼을해서 살림을 나면 커다란 교자상을 하나씩 장만해 주셨다.
특히 남원은 목기와 상을 만드는 유명한 상집이 몇군데 있었다.
오동나무나 단단한 느티나무로 상판을 만들고 옻칠을해서 만들기 때문에 새 상에 따뜻한 음식을 올리면 옻냄새가 났었다.
그래서 피부나 예민한 사람은옻을 타기도 했다.
질그릇을 만들 때 유액을 발라서 높은 온도에서 굽듯이 상을 만들 때도 옻칠을 해서 상을 만들었다.
상에 옻칠을 하면 나무가 좀이 슬지 않아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했다.
교자상은 워낙 크기 때문에 무게가 많이 나가고 부피가 커서 보관이 힘들어 지금은 교자상 대신에 접이식 4인상을 2개를 붙여서 제수 음식도 차리고 여럿이 식사를 할 때도 쓰고있다.
시내 쓰레기 집하장을 지나다보면 멀쩡한 상들이 나와있다.
너무 아까운 생각이든다.
어느 때는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로 버림을 받고 있었다.
추석명절을 지낸 다음날 천변을 나갈려고 건널목 건너기전에 쓰레기 모으는 곳이 있는데 사과상자에 제기가 한벌 들어있는 거예요.
촛대랑 지방틀이랑 두분을 모실 수 있는 제기 한벌이었습니다.
제기 뒷면에 남원 운봉제기라는 표시가 있더군요.
남원 제기나 상이 유명하거든요.
옛날에 제기 한벌을 장만할려면 목돈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사는 곳이 단독주택이라 젊은 세대들은 거의 없고 연세드신 어르신들만 살고 계십니다.
옛날에는 젊은 세대들이 살아서 초등학교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호기심에 아이들이 차에 흡집을 내기도 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러한 일이 없답니다.
제기를 버릴만한 사람은 젊은 세대들일텐데 아마도 추석에 차례상을 차리다가 고부간에 갈등이 있어서 버리지않았나?추측을 해봅니다.
연세드신 어르신들께서 제기를 버리겠어요?
언뜻 이번에 한번 사용한 새 제기같았습니다.
아까워서 아내를 불러서 보였더니 아깝다고 가져가자고해서 남원 창고에 깨끗하게 씻어서 보관중입니다.
누군가가 옆에서 남이 쓰던 제기는 귀신이 따라온다고 쓰는게 아니라는 말이 께름찍하네요.
저희집 제기는 술잔만해도 엄청 크고 다양합니다.
제기가 색깔은 보면 아마 세벌이 섞여서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제를 모실 때는 지방틀이 4개 그리고 잔대가 8개가 필요하거든요.
새벽에 고추를 따고 들어와서 식탁문화가 이루어지면서 없어진 소반이 생각나서 끄적거려봅니다.
어느덧 7월 마지막 날이네요.
새달 8월을 지난달보다 나은 달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장마가 끝나고 40도까지 기온이 올라갈수도 있다고 하네요.
이번 주말까지 비가 없으면 작물에 물을 주어야할 것 같습니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씨에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Farmmorning
부산서구김경란
아주오래전
추억소환하는
소반 정감가는글
감사합니다
점점 옛날이야기한다고 다들그러겠지만ᆢ
모든것이 빠르게 ? 스피드 시대이다보니정감이 가는 물건과
이야기가 점점 그리워지는 시대가
되는거 같아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공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반에 간장과 묵은김치 글고 씨래기국이면 진수성찬이었지요.
요즘 식탁문화가 얼마나 편리합니까?
곧 여든을 바라본 친구들이 계곡으로 물놀이를 어제 갔습니다.
와상에서 한나절을 보냈더니
밤에 무릎이 아파서 잠을 설쳤습니다
제가 퇴행성관절염을 갖고 있거든요.
부산도 덥지요?
전주 지금 34도가 넘었네요.
더위에 건강하시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경북구미표고버섯18837
답변 고수
샤인 3년차 초보농부 ·
이글을 읽다가 생각났는데 ᆢ이글들 종이에 적어서 책을 만들면 어떨까요 ㆍ판매도 좋지만 후손들에게 좋은 선물될것 같아요ㆍ글 잘 쓰십니다 부러워요 ㆍ건강 행복 웃음 늘 항상같이하시길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제 나이가 집나이로 73이거든요.
애들이 코로나 때 칠순을 맞이해서 그동안 글을 모아서 책을 한권만들어 250권을 주더군요.
지인들 친척 형제들 조카들 제자들에게 나눔을 했습니다.
책을 받을 지인들께서 팔순을 기다린다고들 하십니다.
형제들이나 조카들 집에 갈 때 책꽃이에 제책이 꽂혀있으면 기분이 좋더군요.
초등학교 100년사에도 몇개올렸고,
연금지에도 몇개올려서 커피쿠폰도 받곤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제 팔순 때까지 인연이 되신다면 꼭 한권 보내드리겠습니다.
경북구미표고버섯18837
답변 고수
샤인 3년차 초보농부 ·
정말~ 진짜 글 잘 쓰신다 ㆍ매번 읽을때마다 감탄함 ㆍ옛날 소반쓰는것 머슴밥 하는것 ㆍ통나무 깎아만든 그릇등 얘기가 ᆢ건강하시고 즐겁게 보내세요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고맙습니다.
소나무를 잘라서 벌통도 만들어보았습니다.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닙니다.
실상을 끄적거려본 것입니다.
어릴적 이야기가 많잖아요?
지금도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습니다.
4년전에 느티나무를 잘라서 종균을 넣고 다무락에 세웠는데 지난 봄까지 표고가 열리네요.
이젠 나무가 다 썩었는데 그냥 세워두었습니다.
아내가 신기하다고 그냥 두자고 해서요.
경남창원김선한
좋은글 감사합니다
전북전주유일기
텃밭 농부·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날씨가 너무 덥습니다.
장마가 물러나고 고기압 두개가 겹쳐 있어서 우리나라가 날마다 폭염주의보가 있다고 합니다.
더위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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