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제

고추를 수확하는데 갑자기 모르는 사람이 와서 두리번 거리더니 저를 보고선 고추를 따가면 안 되냐고 하네요. 몇 개 정도 따가려고 하냐고 물어보니 묵묵부답으로 멀뚱멀뚱 보고만 있고 팔아야 되서 안 된다 하니 가다가 길가에 침을 뱉고 갑니다. 안 그래도 병충해에 폭우 때문에 고추 나무도 많이 쓰러진 상황에서 뜬금없이 공짜로 그것도 몇 개 정도도 아닌 수준을 그냥 달라고 하니 힘이 참 빠집니다.

손에게 미안해요. 모종과 함께 하우스직파했던 고추가 뽑으려니 많은걸 알겠네요. 서리걷이로 고추가 하우스에서 잘자라 서리겉이하느라 고추따고 고루고 씻고 꼭지따고 말리고 넣고 아직도 고추가 있어서 같이근무했던 샘들 친척 친구 다 나눠주고 호고추 청양 아삭이 꽈리 땡초 롱그린 다양하게 말리고 가루묻혀 쪄서 말리고 송송 썰어서 냉동실 두가지 넣고 간장에 소금에 숭덩숭덩썰어서 액젖으로 한통 고추청스테비아넣고 모임도 두번씩 나눠주고 이모도 앞집 옆집 따서 주는게 일이네요. 그러다보니 생강과 땅콩도 이제사 캐고 뽑아낸 넝클 치우고 풀좀 뽑고서 마늘도 어제 오늘 심다가 친구들 와서 고추 근대 콩들 대파 코끼리마늘 마늘종자 나누어주고 고구마 세종류 캔거 쪄서 주니 맛나다하네요.콩까라 고추꼭지따랴 고구마흠집난것 까느랴 ...오늘은 오징어데쳐 썰고 꼬막데쳐 까느랴 맥반석계란까느랴 김치찌개에 돼지고기 써느랴 하루가 금방바쁘게 가네요.손가락이 탈이 나네요.농사짓느라 수확물 나누라 캐느라 끝없는 일이 생기네요. 손에게 미안함을 쓰다듬으며 고맙다고 자기애를 말해보는 날이네요.

해마다 저희는 4월10~20일사이에 터널로 고추정식하여 11월 말까지 수확,판매해드린후 12월초에 수확한것으로 저희 김장 630폭 합니다 화학 거름은 자주 안쓰고 천연액비로 발효ㆍ숙성시켜서 규칙적으로 뿌리관주하며 각종효소를 담아서 10년넘게 발효 숙성시켜서 엽면시비하며 올해는 미리 준비해둔 저희가 직접 키우고 있는 전복으로 천연 액비 만들어서 고추나무에 밥을 주었읍니다 역시 참 좋은 실천였다는게 확인되었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