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제

자유주제 · 자유게시판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여자>

청바지는 아니지만 짧은 청치마가
너무 잘 어울리는 여자였다.
밥을 많이 안 먹어서인지 아랫배는 없었다.
항상 내 얘기에 까르르 웃어주는 여자였다.
머리는 항상 윤기가 흐르고 단아했다.
나의 어떤 허풍에도 항상 내 눈빛을 보면서
시력을 맞추는 여자였다.

가끔 집에 놀러 가면 김치볶음밥을 해줬다.
웃을 때 목젖까지는 안 보여도 항상
웃음이 많은 여자였다.
아내는 항상 내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저렴한 음식만 먹었다.
멋을 내지 않아도 항상 내 눈에는
걸어오는 배경으로 후광이 빛났다.
내 앞에서는 절대 껌도 씹지 않았다.

다리가 너무 예뻐서 짧은 치마가 정말 잘 어울렸다.
내가 울적하고 속이 상할 땐 그저 바라만 봐도
나에게는 큰 힘이 되는 여자였다.
그리고 나를 만난 이후로 다른 남자에게는
절대 눈을 돌리지 않은 여자였다.

"청바지가 잘 어울리던 여자~~~~"

타이트하게 올라붙었던 힙은 엉덩이 부분이
번들거리는 츄리닝에 가려 모르겠고
지난 가을 사골국물에 보신했는지
부쩍 아랫배가 불러 보이고
요즘은 내가 농을 걸어도 씨알도 안 먹히고
윤기 흐르던 머리는 예전에 팝가수
티나터너를 연상시키는 사자 머리를 하고 있고

지금은 눈빛 교환은 고사하고 손가락과 턱으로 대화하고
김치 볶음밥이 먹고 싶어서 해 달라고 했다가
들통에 가득 찬 사골국물을 턱으로 가리키고
치아를 살포시 들어내고 웃던 미소는
온데간데없고 목젖은 기본이고 허파꽈리까지
보일 정도로 웃어 젖히고

내가 돈이 없을 때에도 마음 편하게....
생각했다간 쫓겨 날 거 같고
나에게 다가오면 뒤편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가끔 섬뜩하고
껌은 씹는 유쾌한씨도 아니고 앞니로 씹기,
어금니로 씹기, 송곳니로 가르기,
소리내기...비트박스를 듣는듯하고

요즘도 가끔 짧은 치마를 입는데....
보는 내가 좀 민망하고
내가 울적하고 속이 상할 때 바라만 봐도......
더 울컥해지고
그런데 난 며칠 전 10여 년간을 잊고 지낸
나의 이상형 희망사항을 다시 보게 됐다.

바로 출근 준비하는 아내의 모습...
스키니진에 힙 업이 되고 보정속옷에
아랫배는 온데간데없고 20여 분간에 걸친
드라이로 엘라스틴 머리가 되고 약간
스모키한 화장발 그리고 자장면 시켜
먹으라며 내민 용돈...완벽한 나의 희망사항이 돌아왔다.

현관문을 나서는 아내에게 말을 걸었다.
"윗도리 가슴 너무 많이 팬 거 아니냐?
좀 올리고 다녀라"
"웬일이야? 이 아줌마가 어디
내놔도 쳐다도 안 본다며?"
아내가 한마디 쏘아붙인다.
"회사에서 실실 웃고 다니지 말고 옷 단속 좀
잘하고 쓸잘데기 없이 농담하는 놈
웃으면서 받아 주지 말고..."

아내가 날 빠끔히 쳐다본다.
"별일이네! 나 아무도 신경 안 써 걱정하지 마쇼"


사실 출근하는 아내 모습을 오랜만에 봤다.
항상 먼저 나가고 늦게 들어오다 보니

집안에 있는 아내만 봐온 탓에
아줌마가 된 아내만을 떠올렸다.
총총히 걸어가는 아내의 뒷모습에
내 희망사항을 다시 보게 된다.^^
희망사항 후렴구에 이런 가사가 있다.
"여보세요 날 좀 잠깐 보세요 희망사항이
정말 거창하군요 그런 여자한테 너무
잘 어울리는 난 그런 남자가 좋더라"

거울을 봤다. 반 대머리, 삐져나온 코털,
파란색 백수 츄리닝, 불룩한 뱃살,......
누구 뭐랄 게 아니라! 내가 절망사항이구나 ㅎㅎ

* 글을 읽으면서 어느 구절에 노래를
흥얼거렸으면 구세대...
티나터너를 안다면 더 구세대...ㅎㅎ
FarmmorningFarmmorningFarmmorning
강원강릉보람농장
귀농 3년차 초보농부·
글을 읽다가 내 얘기인가 싶었습니다.
퇴직하고 나니 문득 내 스스로 점점 나이들어감을 절실히 실감하고 있습니다.
유머감각도 넘치시고 센스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경남진주최순
공감합니다
경북성주성주 농업인
출석왕 축하해주세요 ·
참좋은 말씀 남자분들은 집에있는 마누라는 원레 그러려니 하면서
밖에서 보는 여자분들과 대조를하죠
그분들도 집에가면 우리와 똑같이 하고 있답니다
시인같으신 맨트로 한번 신나게
웃고 갑니다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그러게 말 입니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경남진주최순
하하하하하
정말
유쾌상쾌하게 웃어봅니다
충남보령충남 보령 김경숙
아침에 웃음 한 스픈~^^감사해요~ㅎㅎㅎ
경기화성추녹이
체험농장을 꿈꾸는 농민·
풍경은 너무 아름답고 말솜씨는 유머러스하시네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추운 주말 밖은 못나가고 주저리 했습니다 ㅋ
강원원주이명신
글 쓰는 농촌 아낙·
나이 들어감을 절실하게 체감하는 1인 입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직장 있는 사람은 선택된 사람이라 행운아입니다 늘그막에 갈데가 있고 오라는데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요 일당을 받더라도 농사보단 낫습디다 아내분 많이 응원해주셔요
경남진주최순
대한민국 짝짝짝
충북충주류남열
그리 예쁘게 보이니 한평생이 행복하지요.
포근합니다
경남진주최순
아 왠지 오늘 달콤한 초콜릿 생각이 나는군요 👍👍👍
경북경산백일홍
배롱나무 ·
와우 배경이 너~무 좋군요
감성과풍성한 표현력이 꼭 소설 읽는것같아요
지금의 모습이 성숙해서 더 아름다워요
경남진주최순
가끔은 후 털고 떠날꺼야
다짐하다가
그놈 정이 먼지 ㅋ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픽션 맞습니다
잠시나마 웃으시라구요 ㅋ
충북보은청송
공감대가 형성됩니다,세월 참 빠릅니다,추운날씨에,,웃으면서,좋은하루 되세요 ㅎㅎ
경기평택오연희
아침 일찍 웃고갑니다.
행복한 날이에요~^^
경북포항징금다리
농사6년차 나의 힐링♡·
ㅎㅎㅎ 글읽다가 내모습 남편모습 스물스물 캡쳐되는듯 웃음이 절로 납니다
긴장감이 떨어진거 같은 내모습을 반성합니다
공감 엄청 되는 글 유쾌하게 읽었습니다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아 그러시군요
연륜 삶 농사라는 공통점이 있으니
그렇게 비슷 한가 봅니다
전북김제김농부
문장실력이 아주 뛰어나십니다.ㅎㅎ
어쩜 이리 모두가 공감할수 있게 글을 쓰셨는지 재미가 있으면서도 가슴 한편으론 뭔가 찡하기도 하네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실력은요 무슨
그냥 주저리 주저리 하는겁니다
충남공주심수연
팽나무 3년차·
청바지란 노래가사를
이렇게도 개사할 수 있구나
희노애락을 살짝 버무려서
고명없이 접시에 올린
소박한 밥상처럼~~
몇 숟가락 넘기다 울컥~
몇 젖가락 털다간 너털웃음~
이렇게 밥그릇을 비울 무렵~
희망사항이 절망사항으로
자화상을 비추던 최도윤님
읽고 또 읽고~~
엄동설한에 훈훈한 글을
재미있게 공감하면서~
다음글을 기다립니다~~!!!!!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댓글을 보니 저보다는 필력이 훨씬더 높아 보입니다
잘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충남공주심수연
팽나무 3년차·
곳곳에서 시선을 끌어당기는
특별한 매력이 글속에 있어요
읽고 돌아가다~다시 한번~!!
이러다 아침밥이 늦어졌네요
아이쿠~감사합니다~^~^~!!
전남영광이영욱
여러가지작물을키워보고싶·
정말 공감이 갑니다 내 이야기 인듯 어느새 세윌이 이만큼 왔을까요 참으로 허무 하기도 하고 인생이 익어 가는것 같아 좋기도 하고 좋은날 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그냥머 다 그렇게 그러려니 함서 살지요
경기화성승진포도원
네이버 승진포도원 검색·
절절히 맞는 말씀이고 나이먹은 남편들 모습을 보네요
그래도 여자들은 허드렛일 이라도 있는데 남자들은 나이 먹으면 일할 곳이 없다는게 슬픈일이죠
그래도 우리네 농부는 행복한 겁니다. 나이 먹었어도 일할곳이 있으니까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그러게 요 울나라 남자들 불쌍 합니다
인천연수가인 5362
답변 고수
주말농부 10년차·
아이쿠~ 저도 정년이 한참 지났는데도 마눌이 못쉬게 합니다 허리 어깨 다 작살났는데도 말 입니다 이번엔 무릎까지 작살나야 쉴까 모르겠읍니다
경남진주최순
반갑습니다
소설을 읽는것 같았답니다

재주가 남 다르시네요 ㅋ
일편이였고
이편
기다려도 되는지요 ㅋ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큰일이네 속편을 달라고 하시니
기다려 보셔요 ㅋ
경북구미일선팜
빙그레 웃으면서 읽었습니다
옆지기에 소중함을 다시한번 알려 주시네요

사진은 어디 일까요?
경북문경문경절임배추
랄랄라 농부 ·
오모나 넘 글을 잘쓰시네요

죽 읽으면서 웃엇네요

사는건 다 그런건가봐요

나도 내가 무서워요 ㅎ ㅎ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모두가 다 그런가 봅니다
웃으셨으면 성공 한거군요
전남고흥박고수
건강하게 미소가득~·
여자의 변신은 무죄~ ㅎ
재미진표현 작가 데뷔하시길 추천드립니다
경기안산들꽃농장
마치 지란지교를 보는 듯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경북구미선영~~
농사공부 만점자
농사초보 인생도 초보·
우리네 삶이겠지요 ~^^~~이런게 행복 아닐까요? 행복해 보이세요 같은세대 맞죠잉~~
경남거창신한숙
ㅎㅎ
잼나게 잘 쓰시네요
그게 살아가는 얘기지요~~ㅎㅎ
전남고흥감7738
글을읽다가 연신 웃음 이 연발 나네요 잠시 웃음 짓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경북성주이덕훈(바쁜사람)
농사지은지35년이훌쩍·
눈온겨울풍만보다가 시원한풍경이좋습니다 행복한하루되세요
충남금산최도윤(중고농기계)
모든 농기계매입,매도·
선생님 께서도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하루 하셔요
강원횡성임동화
토마토를 사랑하는 여인·
쏙쏙 귀에 들어오면서 읽는내내 웃음도 나고 나를 돌아보면서 나는 어땠었나 생각도 많이들고 참 재미있게 유쾌하게 읽었어요 좋은날 행복한날들 모두모두 되시길~~
경남진주최순
손들고 서서 저두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경기포천배추8281
고장산 포도농원·
오늘 하루를 행복한 웃음으로 시작합니다 고맙습니다~~^^
경남진주최순
행복만땅 선물 드립니다
충남태안김종옥
귀농 11년차 농부 ·
인생에 답이없드시 사는모습 모두가 희망사항 그대로 되는게 없네요.나뿐이 아니고 모두가 그러려니 하고 웃고삽시다.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경북의성봄봄농원
간만에 소리내어 있었어요 ㅎㅎ 어쩜그리 잘관찰하시고 표현을 잘 하셨는지요 세월앞에서 그누구도 비켜 갈수없지요 거울속에 낯설어지는 내모습이 적응이 않됩니다
전북완주금동이네
오뚜기·
저보다 훨훨~~~~더~ 사진을 잘 찍으십니다
전북완주금동이네
오뚜기·
감성뿜뿜~~♡
좋으네요
미소가 저절로 나네요
경기수원수원농군
부러워요^^ 문장실력이 대단하시네요.
전남여수대복그랜맘
글도 잘 쓰시고,사진 찍는것도 고수십니다
재미나게,공감하며,살포시 웃고갑니다
오늘도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