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차용 식용꽃 무농약·
가을 날
먹구름,천둥,번개
다 쏟아내더니
파란 하늘바다
흰구름은 깊이를 더하고
묵은 번뇌 다 털어내야
오는 가을
어슬렁거리는 산중거사
흰머리만 가을하늘 닮았네
뒷산 봉우리
빨간 모자 덮어쓰고
쪽빛 하늘에 떠밀려
산등성이로 내려오네
가을은 하늘에서 내려오고
봄은 얼음장밑에서 오는가
소쩍새 떠나간 빈집에
무릇 산새들 떼지어 드네
가을밤은 익어
삼경인데 잠은 없고
쏟아지는 별이
뜰앞에 쌓이는데
찻잔 잡은 산중 촌로
밤 깊은 줄 모르고
올 이도 없는데
애먼 귀뚜리만 나무란다
그리워 하도 그리워
잊고 지내던 그대
잘 지내느냐고 묻는다면
흰모자 덮어쓰고
이마골 밭이랑 가꾸면서
느지막이 차맛에 흠뻑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른다네
아직도 세상사 복잡거든
달빛 좋은 날 소쩍새 울 때는
기다리는 줄 알고 차 마시러
오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