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득했던 들판이 벌거벗은 겨을 봄부터 숨가쁘게 몰아쉰 땀방울 젖던 날들 다리아프고 허리아팠던 하루하루들이 어찌그리 허망하게 지워진 것일까 텅 빈 들판 앞에 선 내모습 이리도 허무한걸까 갈 길은 멀어도 다시 가고싶지않던 그 길이 흰 눈이 녹고나면 당연한듯 시작되겠지만 텅 빈 들판마냥 허무한 마음은 어디에도 둘곳이 없구나. 눈 내릴거같은 이 밤은 저린 허리를 더 시리게한다. 아버지가 그랬듯 나 또한 따라가는 그 길 이 겨을은 아버지의 기억만이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