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중부지방 경기도 일원과 충청도에 손톱만한 우박이 내려서 눈처럼 쌓이고 돌풍에 소나기가 내리고 어설픈 날씨였다고 하네요.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습니다. 새벽에 몇차레 나가서 배추밭을 둘러보는데 두차례 민달팽이를 잡았습니다. 어제 아침에는 민달팽이가 배추속으로 들어가서 숨어 있는 것을 잡았습니다. 이제는 배추가 속이차면 배추속에 들어가면 충도 잡지를 못합니다. 배추가 속이 차는 것을 배추꽃이 핀다고도 하고, 결구가 된다고 합니다. 민달팽이는 밤 11시넘어 새벽까지 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제밤 11시 넘어서 후래쉬를들고 텃밭에 달팽이를 잡으러 다녀왔습니다. 새끼 손톱만한 달팽이들도 많이 배추잎을 갉아먹고 민달팽이는 배추잎 뒷쪽에 붙어 있어서 찾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겨우 4마리밖에 잡지 못했습니다. 민달팽이는 크기도 검지손가락만 합니다. 민달팽이는 미끈덩거리고 흐물거려서 쉽게 잡히지도 않고 되게 기분 나쁘거든요. 그렇게 큰 민달팽이는 누에가 뽕잎을 갉아 먹듯이 배추잎을 갉아 먹고 배추잎속에 들어 앉으면 배추가 썩고 못 먹거든요. 별게 다 속썩이네요. 달팽이 죽이는 약을 뿌리면 되는데 뭐 그렇게 힘들게 그러느냐?하시겠지만 식구들 먹을거라 될 수 있으면 얌전하게 농사를 지을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옛날에는 배추를 자르고나면 배추뿌리를 간식으로 먹었고 막거리집에서 안주로도 나왔습니다. 질기기도 하면서 단맛이 있었습니다. 먹거리가 없을 때라 배추밭에서 배추뿌리를 뽑아서 고구마와 더불어 간식으로 많이 먹었습니다. 어떤 것은 큰 당근크기 정도도 있었습니다. 왜? 배추뿌리가 없어졌을까요? 요즘 배추가 결구가되는 배추로 바뀌면서 배추뿌리가 사라졌습니다. 비결구용 배추는 속이 차지않고 배추잎이 너풀거려서 운반할 때도 배추잎이 망가지고 상품성이 떨어지다보니 결구용 배추품종으로 개량되었습니다. 비결구용 배추는 배추잎이 광합성작용을 하고 영양분을 뿌리에 저장하기 때문에 배추뿌리가 굵게 자랐습니다. 아마 경종배추와 비슷하게 속잎이 없이 겉잎만 크게 자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지푸라기로 배추가 가운데로 오므라들게 하나하나씩 배추 중간을 묶어주었습니다. 배추를 묶는 것도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바지에 허리띠를 두르듯이 지푸라기로 배추를 묶어놓은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아마 연세드신 분들은 비결구용 배추와 배추뿌리 맛을 기억하리라 생각합니다. 결구용 배추는 광합성작용으로 영양분을 만들어서 속잎에 저장하기 때문에 속잎이 겹겹이 쌓이고 배추뿌리는 손가락만하고 잔뿌리만 있어 다 큰 배추도 뿌리가 약해서 살짝만 건드려도 넘어집니다. 결구용 배추는 속이 꽉차고 겉잎은 영양분을 만들어 질기고 억세서 버리고 속잎만 먹기 때문에 운송과 포장도 간편해서 상품성이 비결구용 배추에 비해서 훨씬 가성비가 좋은 편입니다. 오늘도 새벽에 배추밭에 다녀왔습니다. 어제 밤에 달팽이를 잡아서 그런지? 오늘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날씨가 쌀쌀해서 패딩을 입고 다녀왔습니다. 깊어가는 가을에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젠 공기속에도 가을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